2004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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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스파이더와 친구들 ③ - 해리의 미래와 피터의 책임지수
이것도 뭔가 이의제기식 글이군요;; 어째 1,2,3 모두...-_-;
그래도 한번 쓰고 싶었던 부분이긴 하니까. 내친 김에 마저 써 올립니다. :)
(정말 이 사진밖에 없는 것인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엔피에서 다운받아 스샷이라도 캡쳐하려고 했더니 그나마도 먹통; 어쩔 수 없다;; 다른 사진을 좀 보여줘~~~ 아, 아니 저 사진은 좋은데 너무 많이 봐서;;)
잠본이 님이 <Spider's Web>이라는 대작 포스팅을 완성하신 이래스토킹 관련글 줄타기 하는 게 일과였는데, 그러는 중에 "해리가 악당이 되는 건 피터도 책임이 크다"라는 의견을 제법 접하게 되었다. 물론 극중에서 피터가 해리에게 얼마나 못되게 구는지를 보고 있노라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하지만 과연 피터가 잘해줬다고 해리가 악당이 안 됐을까?
한번 살펴보자면, 영화 2편에서 피터는 해리에게 참 못되게 굴고 있다. 메리제인에게야 내공에서 밀리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메리제인은 7살 때인가부터 피터 옆집에서 살았고 해리는 사립고에서 다 쫓겨난 후 어쩔 수 없이 공립고에 들어와서야 피터와 처음 만났으니까), 그렇다 해도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된 이래 해리는 참 뒷전이다.
2편의 깜짝 생일 파티 때 주고받은 대화를 생각해보자. 전화도 안 받고 연락도 안 해오고 만나기도 어렵고 늘 어디론가 쏘다니고 허구한 날 바쁘다는데 스파이더맨 사진은 데일리 뷰글에 잘만 실린다. (잘 실리니까 "그 벌레 찍으러?"라는 대꾸가 나왔겠지) 나라면 저런 놈 베스트 프렌드 자리에서 벌써 내쫓았다. -_- 그런데도 피터의 정체를 알고 아버지의 환각에 빠지면서까지도 해리는 눈물을 글썽글썽하며 "피터는 내 제일 친한 친구예요" 라는 대사를 날린다. (불쌍한 것 ㅠ ㅠ) 거기서 우리는 이 부유한 청년이 실은 외롭고 대인관계가 참 피폐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정말 저런 놈밖에 친구가 없단 말이냐;;)
그건 비단 또래 집단만의 문제는 아닌데, 한참 절망에 빠져 모든 분노의 방향을 스파이더맨에게 돌려 폭음을 일삼을 때 부하 직원이랍시고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를 들어보라. "아버님은 일만 아셨어요." 그 말을 할 때의 태도와 눈빛과 어조를 보았는가? 격려가 아니다. 평소에 인정받았으면 그런 대접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 눈에 차지 않았던 청년이 자기 역량에 버거운 짐을 떠맡아 허덕이면서 회사에서 당했을 취급도 그리 좋지는 않았을 거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해리는 핵융합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그 프로젝트에 관해서 극중에서 "이건 아버지도 하지 못했던"이라는 대사가 두번이나 나오는 걸 상기하라. 그건 말하는 게 입 아플 정도로 여기저기서 수없이 언급된 아버지에의 열등감을 단번에 날리면서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그래서 항상 주눅들었던 자아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그걸 웬 후덕한 뱃살의 호섭이 머리 아저씨가 홀라당 말아먹었다;; 이제 해리는 본격적으로 스파이더맨 찾기에 돌입한다.
여기서 다시 맨 처음의 질문을 다시 떠올려보자. 과연 피터가 잘해줬다고 해리가 악당이 안 됐을까?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복수의 순환고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멀리 갈 것도 없이 최신작 <킬빌>만 봐도, 우마 서먼은 딸의 눈앞에서 엄마를 죽이면서 그 딸에게 "크거든 복수하러 오라"고 말한다.
사실 우마 서먼이 당한 일을 생각하면 그 아줌마(코브라였나?)는 죽어 마땅하다. 서로 한번씩 죽음을 주고받았으니 장부상으로는 계산 끝!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소녀에게 다른 변명을 하지 않았다. 그저 "복수하러 오라"고 말했다. 왜? 그건 그 꼬마에게 구구절절히 설명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 엄마가 그 아줌마 신랑을 죽인 거야 죽인 거고, 그 아줌마 손에 자기 엄마가 죽은 건 또 다른 얘기인 것이다. 이성적이고 납득할만한 설명을 듣는다 해서 "아, 울엄마가 죽을 짓을 했구나" 하고 쌈박하게 감정 정리할 사람이 세상에 있는가?
인간은 모두 자기 손톱 밑의 가시를 남의 심장에 박힌 대못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 자기가 한대 맞았으니 저놈도 한대 맞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자기가 한대 때렸으니 저놈도 한대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도 "앗, 내가 때린 것보다 저놈이 때린 강도가 더 쎄!"라고 생각한다면 그 차이만큼 되돌려주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복수는 되풀이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가장 잔인한 체벌인 맞따귀도 바로 그런 심리를 응용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사회는 사형(私刑)을 금지하고 사회 전체의 이름으로 사법을 행하는 것이다. 개인이 했다가는 복수의 연쇄 고리를 끊을 수 없으므로.
해리도 마찬가지다. 자기 아버지가 고블린이었건 말건, 사람들을 무수히 죽였건 말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무튼간에 아버지 아닌가. 또한 피터가 죽였건 사고로 죽었건, 아무튼 아버지는 피터랑 싸우다 죽었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
물론 이성적으로야 "그때 날아오는 글라이더를 피하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어"라는 피터의 설명(만약 한다면)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감성적으로도 납득될까? "저놈이 안 피했으면 우리 아버지 안 죽었어"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들지 않을까?
아버지 죽었을 당시 피터가 정체 밝히고 전후사정을 설명했다면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노먼 오스본의 장렬한(...) 유언이야 들은 사람 없으니 피터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모른다;) 해리는 당장은 "아 그랬구나" 하고 납득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노는 해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커지고, 2년쯤 지나고 나면 둘 사이는 왠지 모르게 삐걱거리며 부조화의 오라를 발산할 것이다. 해리가 피터를 볼 때마다 "아버지를 죽인 놈"이라는 생각이 0.0001초라도 들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아는 이상, 이미 둘의 관계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실제로는 2년 후에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피터가 2년간 많이 섭섭하게 굴었지만, 그럼에도 "피터는 내 베스트 프렌드예요"라고 눈물 글썽이던 해리를 상기하자. 그게 문제가 아니다. 피터가 잘해주고 안 해주고의 여부는 지금 이미 벌어진 사실 - 피터가 아버지를 죽였다 - 과 그에 대한 해리의 인식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어쨌건 저쪽이 아버지인걸. 메리제인과 내공싸움에서 해리가 패하듯, 피터와 노먼도 내공싸움에서 당연히 피터가 밀린다. (...밀리지 않으려면 해리가 피터에게 그걸 뛰어넘는 애정을 품어야 한다는 건데... 뭐, 동인삘로 무장하긴 했어도 극중의 해리는 아무래도 노멀로 보이는고로;;) 피터가 그간 잘 해줬다 해도 위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재현될 것이고, 거기에 덧붙여 해리는 오히려 "가증스러운 놈"이라는 생각까지 덧칠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노먼 오스본 아저씨가 삑사리 한번 잘못 낸 탓에 자라나는 청소년 둘이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려 허우적대게 된 것이다. (어른이 모범을 잘 보여야 한다니까;)
정말로 방법이 없었던 걸까?
없지는 않았다. 해리가 만약 프로젝트에 성공했다면 - 영화는 다른 악당을 찾아야 했겠지만 - 자신감을 얻은 해리는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걸 알게 되어도 좀더 여유롭게 그 은원관계를 풀어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아버지를 극복하고 그 그늘에서 벗어난 해리라면, 더 이상 아버지의 우산이 필요하지 않게 된 해리라면. 스스로를 긍정하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관대할 수 있으므로. 하지만 해리가 모든 것을 건 문어박사는 프로젝트를 말아먹고 잠적해버렸다. (어른들이 잘 해야 새싹들이 잘 큰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이번에도 확인!) 결국 아버지를 극복해내지 못한 해리는 이제 분노의 방향을 돌려 스파이더맨 찾기에 몰두한다("이제 남은 건 스파이더맨뿐이야"). 그 심리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일단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에게 어떤 자부심을 줄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해리의 절박한 심정의 표출로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아버지를 능가하지 못한다면 아버지의 유지(해리의 상상이긴 하지만;)라도 받들어서!) 그가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일이 이제는 그것 하나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복수심을 흐려주던 더 큰 목표가 깨어지자 이제 ‘복수’는 표면으로 부상한다. 제어막이 없어진 상황에서 피터의 미운점이 두드러져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해리는 술의 힘을 빌어서이긴 하지만 피터에게 본격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스파이더맨 찾기에 돌입, 그리고 성공한다. 이제 남은 길은 그린 고블린 2탄 출현의 외길뿐....
뭔가 좀 많이 동어반복에 횡설수설인데;; 요약하자면 그거다. 피터가 노먼의 죽음에 막대한 기여를 한 이상, 피터가 잘해주건 말건 피터와 해리의 관계는 아무 일도 없었던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악연의 고리를 깰 열쇠를 쥔 것은 피터가 아니라 해리였지만, 해리의 성장은 문어박사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이거다. : 아저씨들, 좀 잘 해봐.
(...뭔가 삼천포스러운 결론이긴 한데; 달리 할 말이....;;;)
덧 :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을 읽으면서 피터 총수 를 꿈꿨던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영화가 어째 뜯어볼수록.......-_-;;
그래도 한번 쓰고 싶었던 부분이긴 하니까. 내친 김에 마저 써 올립니다. :)

잠본이 님이 <Spider's Web>이라는 대작 포스팅을 완성하신 이래
하지만 과연 피터가 잘해줬다고 해리가 악당이 안 됐을까?
한번 살펴보자면, 영화 2편에서 피터는 해리에게 참 못되게 굴고 있다. 메리제인에게야 내공에서 밀리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메리제인은 7살 때인가부터 피터 옆집에서 살았고 해리는 사립고에서 다 쫓겨난 후 어쩔 수 없이 공립고에 들어와서야 피터와 처음 만났으니까), 그렇다 해도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된 이래 해리는 참 뒷전이다.
2편의 깜짝 생일 파티 때 주고받은 대화를 생각해보자. 전화도 안 받고 연락도 안 해오고 만나기도 어렵고 늘 어디론가 쏘다니고 허구한 날 바쁘다는데 스파이더맨 사진은 데일리 뷰글에 잘만 실린다. (잘 실리니까 "그 벌레 찍으러?"라는 대꾸가 나왔겠지) 나라면 저런 놈 베스트 프렌드 자리에서 벌써 내쫓았다. -_- 그런데도 피터의 정체를 알고 아버지의 환각에 빠지면서까지도 해리는 눈물을 글썽글썽하며 "피터는 내 제일 친한 친구예요" 라는 대사를 날린다. (불쌍한 것 ㅠ ㅠ) 거기서 우리는 이 부유한 청년이 실은 외롭고 대인관계가 참 피폐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정말 저런 놈밖에 친구가 없단 말이냐;;)
그건 비단 또래 집단만의 문제는 아닌데, 한참 절망에 빠져 모든 분노의 방향을 스파이더맨에게 돌려 폭음을 일삼을 때 부하 직원이랍시고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를 들어보라. "아버님은 일만 아셨어요." 그 말을 할 때의 태도와 눈빛과 어조를 보았는가? 격려가 아니다. 평소에 인정받았으면 그런 대접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 눈에 차지 않았던 청년이 자기 역량에 버거운 짐을 떠맡아 허덕이면서 회사에서 당했을 취급도 그리 좋지는 않았을 거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해리는 핵융합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그 프로젝트에 관해서 극중에서 "이건 아버지도 하지 못했던"이라는 대사가 두번이나 나오는 걸 상기하라. 그건 말하는 게 입 아플 정도로 여기저기서 수없이 언급된 아버지에의 열등감을 단번에 날리면서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그래서 항상 주눅들었던 자아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그걸 웬 후덕한 뱃살의 호섭이 머리 아저씨가 홀라당 말아먹었다;; 이제 해리는 본격적으로 스파이더맨 찾기에 돌입한다.
여기서 다시 맨 처음의 질문을 다시 떠올려보자. 과연 피터가 잘해줬다고 해리가 악당이 안 됐을까?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복수의 순환고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멀리 갈 것도 없이 최신작 <킬빌>만 봐도, 우마 서먼은 딸의 눈앞에서 엄마를 죽이면서 그 딸에게 "크거든 복수하러 오라"고 말한다.
사실 우마 서먼이 당한 일을 생각하면 그 아줌마(코브라였나?)는 죽어 마땅하다. 서로 한번씩 죽음을 주고받았으니 장부상으로는 계산 끝!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소녀에게 다른 변명을 하지 않았다. 그저 "복수하러 오라"고 말했다. 왜? 그건 그 꼬마에게 구구절절히 설명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 엄마가 그 아줌마 신랑을 죽인 거야 죽인 거고, 그 아줌마 손에 자기 엄마가 죽은 건 또 다른 얘기인 것이다. 이성적이고 납득할만한 설명을 듣는다 해서 "아, 울엄마가 죽을 짓을 했구나" 하고 쌈박하게 감정 정리할 사람이 세상에 있는가?
인간은 모두 자기 손톱 밑의 가시를 남의 심장에 박힌 대못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 자기가 한대 맞았으니 저놈도 한대 맞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자기가 한대 때렸으니 저놈도 한대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도 "앗, 내가 때린 것보다 저놈이 때린 강도가 더 쎄!"라고 생각한다면 그 차이만큼 되돌려주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복수는 되풀이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가장 잔인한 체벌인 맞따귀도 바로 그런 심리를 응용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사회는 사형(私刑)을 금지하고 사회 전체의 이름으로 사법을 행하는 것이다. 개인이 했다가는 복수의 연쇄 고리를 끊을 수 없으므로.
해리도 마찬가지다. 자기 아버지가 고블린이었건 말건, 사람들을 무수히 죽였건 말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무튼간에 아버지 아닌가. 또한 피터가 죽였건 사고로 죽었건, 아무튼 아버지는 피터랑 싸우다 죽었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
물론 이성적으로야 "그때 날아오는 글라이더를 피하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어"라는 피터의 설명(만약 한다면)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감성적으로도 납득될까? "저놈이 안 피했으면 우리 아버지 안 죽었어"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들지 않을까?
아버지 죽었을 당시 피터가 정체 밝히고 전후사정을 설명했다면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노먼 오스본의 장렬한(...) 유언이야 들은 사람 없으니 피터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모른다;) 해리는 당장은 "아 그랬구나" 하고 납득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노는 해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커지고, 2년쯤 지나고 나면 둘 사이는 왠지 모르게 삐걱거리며 부조화의 오라를 발산할 것이다. 해리가 피터를 볼 때마다 "아버지를 죽인 놈"이라는 생각이 0.0001초라도 들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아는 이상, 이미 둘의 관계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실제로는 2년 후에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피터가 2년간 많이 섭섭하게 굴었지만, 그럼에도 "피터는 내 베스트 프렌드예요"라고 눈물 글썽이던 해리를 상기하자. 그게 문제가 아니다. 피터가 잘해주고 안 해주고의 여부는 지금 이미 벌어진 사실 - 피터가 아버지를 죽였다 - 과 그에 대한 해리의 인식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어쨌건 저쪽이 아버지인걸. 메리제인과 내공싸움에서 해리가 패하듯, 피터와 노먼도 내공싸움에서 당연히 피터가 밀린다. (...밀리지 않으려면 해리가 피터에게 그걸 뛰어넘는 애정을 품어야 한다는 건데... 뭐, 동인삘로 무장하긴 했어도 극중의 해리는 아무래도 노멀로 보이는고로;;) 피터가 그간 잘 해줬다 해도 위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재현될 것이고, 거기에 덧붙여 해리는 오히려 "가증스러운 놈"이라는 생각까지 덧칠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노먼 오스본 아저씨가 삑사리 한번 잘못 낸 탓에 자라나는 청소년 둘이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려 허우적대게 된 것이다. (어른이 모범을 잘 보여야 한다니까;)
정말로 방법이 없었던 걸까?
없지는 않았다. 해리가 만약 프로젝트에 성공했다면 - 영화는 다른 악당을 찾아야 했겠지만 - 자신감을 얻은 해리는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걸 알게 되어도 좀더 여유롭게 그 은원관계를 풀어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아버지를 극복하고 그 그늘에서 벗어난 해리라면, 더 이상 아버지의 우산이 필요하지 않게 된 해리라면. 스스로를 긍정하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관대할 수 있으므로. 하지만 해리가 모든 것을 건 문어박사는 프로젝트를 말아먹고 잠적해버렸다. (어른들이 잘 해야 새싹들이 잘 큰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이번에도 확인!) 결국 아버지를 극복해내지 못한 해리는 이제 분노의 방향을 돌려 스파이더맨 찾기에 몰두한다("이제 남은 건 스파이더맨뿐이야"). 그 심리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일단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에게 어떤 자부심을 줄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해리의 절박한 심정의 표출로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아버지를 능가하지 못한다면 아버지의 유지(해리의 상상이긴 하지만;)라도 받들어서!) 그가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일이 이제는 그것 하나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복수심을 흐려주던 더 큰 목표가 깨어지자 이제 ‘복수’는 표면으로 부상한다. 제어막이 없어진 상황에서 피터의 미운점이 두드러져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해리는 술의 힘을 빌어서이긴 하지만 피터에게 본격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스파이더맨 찾기에 돌입, 그리고 성공한다. 이제 남은 길은 그린 고블린 2탄 출현의 외길뿐....
뭔가 좀 많이 동어반복에 횡설수설인데;; 요약하자면 그거다. 피터가 노먼의 죽음에 막대한 기여를 한 이상, 피터가 잘해주건 말건 피터와 해리의 관계는 아무 일도 없었던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악연의 고리를 깰 열쇠를 쥔 것은 피터가 아니라 해리였지만, 해리의 성장은 문어박사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이거다. : 아저씨들, 좀 잘 해봐.
(...뭔가 삼천포스러운 결론이긴 한데; 달리 할 말이....;;;)
덧 :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을 읽으면서 피터 총수 를 꿈꿨던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영화가 어째 뜯어볼수록.......-_-;;
# by | 2004/07/22 01:50 | 피터-스파이더와 친구들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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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야말로 제대로된 촉수 플레이가....=▽=(헤벌쭉)
그림자 / 꼭 봐 꼭 봐 꼭 봐 * * 올해 최고의 대박 영화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동인삘을 빼더라도 너무 훌륭하셔 ㅠ ㅠ
트레일러를 너무 많이 봐서 "아, 그 장면이구나."하고 넘어갔는데...
사슬에 묶인 스파이디군이 왜 저렇게 섹시해 보이는지...;;;(원래 SM 같은건 취향이 아니었는데?;)
어째 피터는 김전일 같은 구석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의 주변 인물 치고 (여러 의미에서) 성한 사람 없다구요... (피터야 그러니 어서 이 누님에게 와라)
(해리? 해리가 어디에?...라고들 하실것 같지만;)
NEMO님> 엠제이도 어디에?? 싶은데요 ^^;;;;
NEMO / 환상을 깨고 싶지 않으므로 나중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어박사님의 오리지널도 정말 호섭이스러워서 환상 깼었거든요;;;; ...라고 해도 궁금해서 방금 가봤더니... 쿨럭쿨럭;; 아니 뭐. 30년 전 만화잖아요. 그러련 해야죠;;;; (충격받은 마음을 억지로 추스르는 중... 대체 저 해골바가지 중년은 누구랍디까?;;;)
모나카 / 아직 비몽사몽중에 해리가 벗긴 거 아닐까요? 그 다음에 완전히 정신이 들어서 사슬을 끊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보다도 전 지하철도 멈추는 거미줄을 팔뚝힘으로 끊어낸 1편의 노먼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2년간 피터군이 업글된걸까...라고 하기엔 먹는 게 1편 때보다 훨씬 부실해졌건만;;
피터 총수
<토비 맥과이어의 해리 포터에 대한 제 친구의 반응은, "해리 걔는 갈수록 짤없이 공인데, 토비판 해리는 가뜩이나 기숙사 생활 하는 처지에 덮쳐달라고 광고하는 꼴이니 안 돼."라네요(푸하하;)>라고......
실은 절절히 동감해버려서;;; (아아 난 안돼애애애~~~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