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팩트... 팩트 좋지. 좋긴 좋은데, 사람의 행복이 팩트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던가.
스테이크용 쇠고기가 한접시 있다.
정화조에 잠시 담갔다 꺼냈다.
고압살균수로 박박 씻어서 바싹 구웠다.
팩트 : 이 쇠고기는 무척 깨끗하고 안전하다.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인데, 그렇다고 그걸 사람들에게 먹으라고 하면 무슨 반응이 나겠는가?
기분나쁘다고, 토하겠다고, 그런 걸 어떻게 먹이느냐는 불쾌의 감정이 먼저 터져나오지 않겠는가?
팩트만 따지는 사람들이 한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행복은 '기분'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거다. 원효대사는 해골의 썩은물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지만 대부분의 범속한 인간들은 해골바가지에 담긴 맑은 물조차도 먹기 싫어한다. 그걸 "깨끗하니 먹으세요"라고 억지로 강권하면, 그건 이미 '행복'한 상태가 아니게 되는 거다.
심지어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도 그렇다. 꼬식이는 어렸을 때 엄마젖을 못 먹고 커서 그런지 장이 약하다. 허겁지겁 먹고는 바로 꿀렁꿀렁 토해버리는 일이 잦다. 그럴 때면 아직 삭지도 않은 닭고기가 몹시 아까운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물로 잘 씻어서 다시 줘봤다.
꼬식이는 안 먹었다.
...물론, 먹는 고양이도 있다. 배고픈 길냥이는 그거라도 먹는다. 배고프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선택 소비자의 자율권 운운하지만, 모두가 9천원짜리 우래옥 냉면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명박은 비빔밥 고명도 가정부가 직접 해주니까 느끼지 못하겠지만, 서민은 길에서 호주산 쇠고기 고명이 얹힌 4천원짜리 비빔밥을 사먹는다. 30개월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풀린다는 것은, 거리에서 사먹는 4천원짜리 비빔밥 하나에서 더이상 순수한 기쁨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소리다. 소비자는 여태까지 안하던 짓, "이거 어디산 쇠고기예요?"를 일일이 묻고, 설령 호주산이라는 답이 돌아와도 그게 정말인지 아닌지 꺼림칙해하며 먹게 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쓸데없이" 늘려버린 대가로 소비자는 이전에는 없었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행복인가? 과연? 행복인가?
오히려 행복지수가 내려가버린 게 아닌가?
'팩트'가 전부가 아니다. '물질'이 전부가 아니다. 가난해도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있고, 부유해도 국민들이 줄줄이 자살하는 나라가 있다. 사람의 행복이 물질적인 과학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이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 역시 팩트만큼이나, 어쩌면 팩트보다도 몇배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팩트 팩트 하는 사람들은 제발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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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뒷북스러워 보이는 것은 두 달 쯤 전;에 끄적여놨던 글이기 때문. 아래 글 쓰다가 생각이 나서 업.
스테이크용 쇠고기가 한접시 있다.
정화조에 잠시 담갔다 꺼냈다.
고압살균수로 박박 씻어서 바싹 구웠다.
팩트 : 이 쇠고기는 무척 깨끗하고 안전하다.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인데, 그렇다고 그걸 사람들에게 먹으라고 하면 무슨 반응이 나겠는가?
기분나쁘다고, 토하겠다고, 그런 걸 어떻게 먹이느냐는 불쾌의 감정이 먼저 터져나오지 않겠는가?
팩트만 따지는 사람들이 한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행복은 '기분'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거다. 원효대사는 해골의 썩은물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지만 대부분의 범속한 인간들은 해골바가지에 담긴 맑은 물조차도 먹기 싫어한다. 그걸 "깨끗하니 먹으세요"라고 억지로 강권하면, 그건 이미 '행복'한 상태가 아니게 되는 거다.
심지어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도 그렇다. 꼬식이는 어렸을 때 엄마젖을 못 먹고 커서 그런지 장이 약하다. 허겁지겁 먹고는 바로 꿀렁꿀렁 토해버리는 일이 잦다. 그럴 때면 아직 삭지도 않은 닭고기가 몹시 아까운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물로 잘 씻어서 다시 줘봤다.
꼬식이는 안 먹었다.
...물론, 먹는 고양이도 있다. 배고픈 길냥이는 그거라도 먹는다. 배고프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선택 소비자의 자율권 운운하지만, 모두가 9천원짜리 우래옥 냉면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명박은 비빔밥 고명도 가정부가 직접 해주니까 느끼지 못하겠지만, 서민은 길에서 호주산 쇠고기 고명이 얹힌 4천원짜리 비빔밥을 사먹는다. 30개월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풀린다는 것은, 거리에서 사먹는 4천원짜리 비빔밥 하나에서 더이상 순수한 기쁨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소리다. 소비자는 여태까지 안하던 짓, "이거 어디산 쇠고기예요?"를 일일이 묻고, 설령 호주산이라는 답이 돌아와도 그게 정말인지 아닌지 꺼림칙해하며 먹게 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쓸데없이" 늘려버린 대가로 소비자는 이전에는 없었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행복인가? 과연? 행복인가?
오히려 행복지수가 내려가버린 게 아닌가?
'팩트'가 전부가 아니다. '물질'이 전부가 아니다. 가난해도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있고, 부유해도 국민들이 줄줄이 자살하는 나라가 있다. 사람의 행복이 물질적인 과학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이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 역시 팩트만큼이나, 어쩌면 팩트보다도 몇배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팩트 팩트 하는 사람들은 제발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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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뒷북스러워 보이는 것은 두 달 쯤 전;에 끄적여놨던 글이기 때문. 아래 글 쓰다가 생각이 나서 업.





덧글
이젤론 2008/08/19 22:34 # 답글
매번 하는 말이지만 이번 정권은 정말로 개그 정권최소한 노통은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라도 보이죠(...)
샐리 2008/08/19 22:40 #
뭐어... 정권 바뀔 때 고생 단단히 할 거라고 각오를 하긴 했는데...그래도 그 고생의 '정도'가 이 정도일 줄은 미처 상상을 못했었습니다;;
개그로 웃어넘기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어요 ㅠㅠ
이젤론 2008/08/19 22:43 #
블랙 코메디;;; Orz
샐리 2008/08/19 22:45 #
흑흑 그레이트 슈퍼 울트라 하드 블랙 코메디 OTL
jules 2008/08/19 23:39 # 답글
흠.. 절대 공감입니다. 전 <도살장>이란 책을 읽고 나니까 정말 미국 쇠고기는 사진으로도 보기싫더군요. -_- 총리의 쇼도 웃겼는데 대통령이란 사람이 기껏 한다는 말이 데모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집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거라는 말이니... (도대체 머리는 액세사리로 달고다니는건지..)
샐리 2008/08/21 17:18 #
미국 쇠고기는 광우병도 문제지만 O-157 대장균이 더 무서워요;; 후덜덜덜 ㅠㅠㅠ
베지밀비 2008/08/20 00:24 # 답글
하하핫; 다른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어머니께서 하신 비슷한 표현이 있죠.'니는 요강 잘 닦아다 김치 담가먹을끼가?'
특유의 경상도 말씨로 날려주신 직격타에 저는 아 그만... 절대 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답니다OTL
샐리 2008/08/21 17:18 #
어이쿠 아주 즉방으로 와닿는 표현이시군요. 어머님 원츄 >ㅁ<)/
2008/08/21 01:0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