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톰님 고찰 2 - 그 남자의 순정

가이버 23권이 2년만에 발간됐다.

1985년에 연재 시작해서 21년동안 23권이라... 제발 나 죽기 전에 완결이 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FSS야 연표가 다 나와있고 유리가면도 대략의 엔딩은 짐작이 가지만((ⓐ 마야가 이긴다 ⓑ 아유미가 이긴다)와 (ⓒ민사장과 이어진다 ⓓ민사장과 파토난다) 에서 각각 하나씩 뽑는 걸테니까. 설마 이제와서 ⓔ 다 죽고 제3의 홍천녀 탄생 - 같은 결말은 아닐테지;;) 이 만화는 도대체 어떻게 해결이 날 건지 짐작도 안 가거든. 마사키와 알칸펠은 썸씽 어화둥둥 하는 거야 마는 거야

암튼 이번 권은 쇼우가 드디어 대오각성, 느끼한 학생회장이 식물나라 임금님과 한창 싸우는 도중에 학생회장의 기간틱을 홀라당 벗겨간다는 나름의 성과를 이루고 끝났지만(오예 -_-v 그래 쇼우 너도 할 땐 하는구나), 사실 그보다도 내 심금(;;)을 울린 것은 엡톰님의 애틋한 연애사정동지애였다.

하야미가 엡톰에게 제 한 몸 고이 바친다는 얘기는 작년에 한번 포스팅했고(우와, 그게 벌써 1년 전이야;;;) 그 다음 말인데.

하야미가 자신에게 몸을 내놨다는 것을 알게 된 엡톰은 매우 분노하며 멀쩡한 건물 옥상을 주먹으로 뿌갠다. "왜 그 자식이 나 땜시 !#@$%@#$%@# 갸오오오 우아아아~~~~~~!$#@!$@#$ㅍ!" 그걸 묵묵히 바라보는 쇼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아니 이보셈 엡톰씨. 댁이 여태까지 날로 먹은(...) 남자가 몇명인데 언제 그 남자들 때문에 눈 하나 까딱한 적 있었어? 여태 이루 다 셀 수도 없는 그 많은 남자들을 두루두루 섭렵하면서 언제 뒤돌아본적 있었냐구. 늘 한번 먹고 땡! 아니었어? 그 남자들의 마지막 절박한 심정(...절박했지 아무렴;) 따위 코끝에도 안 걸쳤잖아. 안 그래? 그런데 새삼 하야미 씨한테만 그렇게 열올리는 건 대체 뭣 때문이오?

......자발적으로 안겨온...아 아닌가 이 경우엔 안아준(...) 남자라 그리 감격이었소?
아니 뭐 말인즉슨 정말로 그렇잖아.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다해 기꺼이 엡톰을 받아들여준 남자 하야미. 그것도 가슴 속 깊숙히!! (←엄연한 사실임)

어허... 하지만 단순히 하야미가 자신을 품어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렇게 열을 올리는 것도 좀 이상하다. 육보시(...)를 한 게 하야미가 아니라 딴 사람이었으면 그 사람을 위해서도 저렇게 분노했을까? 여태 그런 적 한번도 없었다. 그 질긴 인연의 젝토르를 후리고도 감상 한톨 흘렸던가;; 근데 이번엔 대사부터 수상하잖아. "왜 하야미가 나 때문에─ (바닥 쾅!)" 이라니. 하야미가 오래 생사고락을 같이 한 동지였던 것도 아니고.





.........엡톰씨. 설마 하야미 씨한테...........................?





하기야 엡톰 씨가 외로운 남자이긴 하지. 손종실험체 시절 친구들 다 죽고 크로노스의 눈을 피해 숨어다녀야 하는 처지라 어디에 정붙이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자를 만들기에도 성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으니까....무엇보다도 이 아저씨... 발●는 되나?;; 난 그게 참 궁금했어. 근육갑빠는 장난이 아니니만큼 일단 하면 잘 할 것 같긴 하지만.... 손종실험체가 힘으로 따지면 훨씬 더 허약한 일반 조아노이드들에게도 따당하는 건 씨만 없기 때문이냐 뭐까지 안 서기 때문이냐? 하기야 작업(...)이 가능하다손 쳐도 숨어사는 처지이니 한 여자에게 오래 붙어있지도 못할 터. 정말이지 지난 몇년간 이 아저씨 뭐 하고 살았나 심히 궁금하다. 그나마 사정이 통할 쇼우네 애들은 한때 심하게 치고박고 피튀겼던 사이인지라 몇년간 말도 못 붙이고 주위만 맴맴. (눈물난다 -_ㅠ)

그 외로운 남자에게 상냥하게 말 건네줘(←엡톰이 쇼우네 앞에 다시 나타난 건 하야미 때문이었다) 몸 내줘, 죽어가면서도 상냥하게 웃어주지. 음, 하야미 씨 참 착한 남자였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하야미 씨가 몹시 아까워졌다. 이대로는 엡톰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어이어이;)

그래서, 좀더 생각해보았다. 하야미 씨를 도로 살려낼 방법이 없는 걸까?

이하 망상.


생각해보면 육체의 재현은 불가능하지 않다. 엡톰이 얼마든지 분열할 수 있다는 건 본문에서 이미 숱하게 다룬 거고. 두 개체 정도 만드는 거라면 묘판 없이도 자가 증식이 가능할 터. 정히 필요하면 길가는 아무 남자나 낚아채서 아무 부위나 쑤셔박으면 될일이다. (←생각해보니 무서운 발언;)

그러니 엡톰이 지 팔뚝 하나 짤라 분신을 만든 뒤, 그 분신이 하야미 씨의 모습을 재현하면 그만이다. 물론 양쪽의 DNA가 같으니만큼 마치 나르시스트 플라나리아의 연애 같아서 비위는 좀 상하지만 달리 어쩌랴;; 그래도 겉모습은 다르잖아.
다만 수화병 상태일 때는 여태껏 스친 어떤 남자라도 재현할 수 있다는 건 익히 아는 바이지만 인간 모드일 때도 그게 가능한지는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데... 예전에 언젠가 일반 병사의 모습으로 크로노스에 잠입했던 적이 있었던 걸로 보아, 예전 남자 재현 기능(...)은 인간형일 때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보다 문제는 생긋 웃고 엡톰의 뇌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하야미 씨의 의식을 끄집어낼 수 있느냐인데...

...바로 그 "생긋 웃고 사라졌다"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이 아닌지라 엡톰이 뭔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별로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여태까지 엡톰이 그동안 먹어치운 남자들 때문에 꿈자리가 사납다거나 몸 어디가 반항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 많은 원한에 사무친 남자들이 돌아가며 한번씩만 엡톰의 꿈속에 나타나도 엡톰은 진작에 새들새들 말라죽었을 터. 그러니 일단 잡아잡순 남자들은 찍짹소리 못하고 몸속에 고이 수납되어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거다.

─ 그런데 유독 하야미만 의식이 남아서 생긋 웃었다 이거다.

음. 억지로 먹힌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먹히면 뭐가 좀 다른 걸까? 확실히, 엡톰에게 원한이나 반감이 없는 건 분명하니까. 호의적인 의식체는 엡톰의 자가면역체계가 진압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켜준 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의외로 엡톰이 작심하고 내면 여행(...)을 떠나면 혹시 알아? "아 다 이루었다" 하고 홀가분하게 자고 있는 하야미 씨를 수면 위로 끄집어낼 수 있을지. 이를테면 <기생수> 마지막에 고토에게서 오른쪽이를 끄집어낸 신이치처럼 말이다.

만약 그게 가능하면 쇼우네 입장에서도 나쁠 게 하나 없다. 엡톰이 두마리(...)가 되는 셈이니 전력 강화 측면에서 얼마나 좋아. 게다가 크로노스가 붙잡아둘 정도의 과학자이니 브레인 부족으로 허덕이는 쇼우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이다. 또한 쇼우네가 엡톰을 본격적으로 부려먹(...)기에도, 엡톰이 하야미 말은 투덜거리면서도 잘 들어줄 것 같지 않은가? (생명의 은인이라구) 그리하여 외롭고 무뚝뚝한 남자 엡톰이 부드럽고 상냥한 남자 하야미를 만나 드디어 마음의 안식을 찾게되는.... (쿨럭;)



─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나는 중대한 것을 하나 깨달았다. 이거....




씨없는 야오이구나!!!!

(쿠궁)



일찍이 씬 없는 야오이는 있어도 씨 없는 야오이는 있을 수 없다는 얘기가 오간 적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과연 세상은 넓고도 깊었다. 여기, 씨 없는 야오이가 존재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야미도 손종실험체다)
으아~~~~ 아하하하하하하하 ;ㅁ; 과연 <가이버>!! 걸작은 달라도 어디가 다르다!!! (의미불명)
.
.
.
.
.
.
.

그리하여 혼자 한참 데굴데굴 신나게 구른 뒤,

생각했다. 엡톰네는 역시 씨만 없는 게 좋겠다고. 씨없는 야오이야 그렇다 쳐도 씨 없는데 씬까지 없으면 그건 너무 슬프잖아? 이풍진 험난한 세상, 부부(←망상 에스컬레이트는 끝을 모른다;;)가 정상적으로 온기를 나눠야지, 플라토닉 러브나 엘레겐 스타일의 전기채찍 SM플레이(...)밖에 할 수 없다면 그건 너무 서럽지 않으냐구.


...........물론 이 모든 망상은, 이미 하야미 씨가 죽은 마당에 의미가 없긴 하지만.

아아, 작가님 정말 하야미 도로 부활 안 시켜주려나..... 훌쩍 ㅠ ㅠ

하야미가 예뻐서가 아니라,

외로운 남자 엡톰님을 위해서(........)


그렇잖아. 이 만화에서 제일 괜찮은 놈인데 제일 고생만 하니, 안됐다구.



누르면 닫혀요

by 샐리 | 2006/06/08 01:19 | 만화 | 트랙백(2) | 덧글(7)

트랙백 주소 : http://haime.egloos.com/tb/134330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샐리의 오두막 at 2006/06/08 02:49

제목 : 엡톰님 고찰 - 그 남자의 애환
이번 소년에이스 8월호의 경축스러운 엡톰님 부활에 즈음하여 그분에 대한 사항을 한번 정리해보았다. 1. 여자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다. 오로지 남자에만 눈독들인다. 2. 눈이 매우 높다. 아무 남자나 찍지 않는다. (가끔 너무 굶주리면 급한대로 주위에 있는 아무 남자나 덮치기도 한다) 3. 한번 찍은 남자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4. 찍은 모든 남자와 반드시 몸을 섞는다(.......) 아니 뭐 이 표현이 싫다면......more

Tracked from Sion, In The.. at 2006/06/10 11:15

제목 : 가이버 23권을 보다가 문득...
- 저도 대세에 따라 이 짤방 한 번 써보고 싶었...(쿨럭;;) - 언젠가도 한 번 얘기했었습니다만 저한테는 '내가 죽기 전에 과연 이 만화 끝을 볼 수 있을까??;;'란 강한 의구심을 갖는 작품이 3개 있습니다. 바로 '바스타드', 'F.S.S', '강식장갑 가이버'지요;; 뭐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_no 그중에서도 끝이 가장 궁금한 건 가이버 입니다;; 물론 F.S.S 쪽이 징하다면 더 징하지만 이쪽......more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6/06/08 01:41
...부들부들(소리죽여 웃느라 질식 직전);;;
한밤중에 이게 웬 난리벼락이란 말입니까...

과연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아니 뭐 씨도 없고(...;) ●기도 안된다(...;) 쳐도! 저 둘이라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 (별의 별 괴이한 걸 다 만들어내는 아프톰의 몸이라면 '그거' 의사체 정도야...;)

마사키와 아르쨩(...;)의 썸씽 어화둥둥은 만국 가이버 동인의 관심사로군요. ^^;
일전에 가이버 팬사이트를 뒤지다가 발견한 코믹 소설 중에 어디서 '미복잠행' 이라는 말을 주워들은 아르쨩이 자기도 그거 가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팔자에 없이 둘이서 연인으로 위장하고(어째서인지 시라섬 수면실 한 구석에 발.카.스.가.갖.다.놓.은. 로리타 드레스가 잔뜩 있어서 알칸펠이 그걸로 입고) 온천여행을 갔더라~ (그 뒤를 못 봤음) 라는 것도 있었습니다만. ^^;
Commented by 도라지 at 2006/06/08 02:23
두분 제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 이 댓글을 언젠가 다시 달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오늘에야 .ㅠ.ㅠ
Commented by 샐리 at 2006/06/08 03:02
天照帝님 / 아하, 그렇군요! 맞아요, 아프톰이라면 의사 뭐시기(...)쯤이야!! 과연 천조제님이십니다! 원츄 >ㅁ<

작년에 첫번째 포스트를 쓸 때만 해도 하야미 씨에 대해서 별 생각을 안했는데, 꿈속에 나타나 미소짓는 장면에서 저를 격침시켰습니다. 아프톰x쇼우는 저만치 밀어버리고 아프톰x하야미에 올인...; 정말로 하야미 씨가 부활하고 엡톰도 같이 쇼우네 은신처에 얹혀살게 된다면 상냥한 쇼우 군이 따뜻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나름대로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할 것 같지 않아요? 이를테면 운동권 수배자 청년들의 아지트 자취방에서 싹트는, 가난하지만 포근한 러브로망스(...) 너무 소녀틱한 취향이라 부끄럽군요 -//-

그나저나 마사키와 아르짱 동인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 찾아본 적은 없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스토리만으로도 만화 화면이 퍽 떠올라 괴롭고도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 아방수 알칸펠도 괜찮군요...훗훗훗. 훗훗훗훗.....
Commented by 샐리 at 2006/06/08 03:02
도라지님 / 도라지님이 지켜보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쓴 포스트입니다 -_-v 이번에도 외롭지 않아서 기쁩니다 ㅠㅁㅠ 그리고 1년 전에는 제 마리미떼에 대한 상식과 유머 감각의 부족으로 많은 실례를 했습니다 m(_ _)m

그나저나 아프톰과 하야미 커플로 이 망상 저 망상 하다보니 저는 왠지 강풀 <아파트>의 양형사와 택배 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택배총각x양형사 말고 양형사x택배총각) http://haime.egloos.com/1184241 에서 nichts 님이 달아주신 덧글의

"형사님의 잊지못할 첫여자(?)가 남겨준 단 하나 뭐 이런느낌OTL " ← 아프톰과 하야미에도 너무 딱 맞아떨어져서 말이죠 orz
Commented by 地上光輝 at 2006/06/08 09:09
납득하고 말았습니다.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6/06/08 09:45
아직 나오고 있긴 하군요. 앞부분만 대체 몇번을 봤는지-_- 완결되면 보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샐리 at 2006/06/09 10:03
地上光輝 님 / 제가 한 소리는 다 원작에 근거한 소리라니까요 -_-)v 후후훗

징소리님 / 예. 작가가 죽지 않고 띄엄띄엄 한달에 8p나마 내고 있습니다. 근데 완결되면이라... 완결... 완결... 넉넉잡고 10년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