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오덕쿠스 BL필리아가 사는 곳

어미의 회한

 
하도 쪼끄마니 콩알만해서 한입 물면 깨꼬닥 부러질 것 같던 시절이 있었건만
뭘 먹고 언제 이렇게 쑥쑥 컸느냐.

그래 그래 자식이란 어미의 피골을 빨아먹고 크는 게지
어느새 어미 품에 보듬을 수 없게 커버렸구나

그래 그래 가거라 언제까지 품안의 자식일 수는 없는 것이지
오돌오돌 죽어가던 거 이만큼 핥아서 키워놨으면 의붓에미의 소임은 다 한 거 아니겠느냐

허나 알아다오 나도 한때는 한 어미의 귀여운 자식일 때가 있었느니
오늘 따라 왜 이리 엄마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구나.






꽤 여러날 전에 찍어둔 사진입니다.

아무 생각도 없다는 얼굴로 태평히 자고 있는 꼬식이와,
그에 대비되어 어딘가 서글픈 표정의 꼬미를 보니 괜히 나까지 오묘해져서 -.-a;;

장성한 자식을 보는 어미의 심정이란 어떤 걸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월요일 낮부터 이런 포스트라 죄송합니다;;;


※ 맨 아래는 예전에 어디선가 저장해둔 다른 집 고양이 사진입니다. 꼬미의 저때 사진은 저한테 없어요. (훌쩍)

by 샐리 | 2006/05/29 12:22 | 고양이(~2006) | 트랙백 | 덧글(14)

Commented by realjiny at 2006/05/29 12:25
............
정말이지, 눈물이 ㅠㅠㅠ
정말 ~ 태평스레 자고있는 꼬식이와 서글픈 꼬미군요;ㅁ;!!!
이런 안타까운일이 있나요.

언젠가 할머니께 꼬미가 한번도 새끼를 낳아본 적이 없는 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식이 아닌 고양이 네 마리를 보살폈다는 이야기를 해드렸어요.
어쩜, 세상에 - 를 연발하시던 할머니.
사람도 자기 자식 버리고 가는 것들이 허다한데,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남의 자식 안타깝게 여기며 보살핀 고양이가
대견하다고 하셨지요 ;ㅅ;
저도 동감입니다 ㅜㅜㅜ

아아. 덩달아 월요일 낮에 침울해집니다!

하지만, 꼬미도 꼬식이도 귀여우니까요 :)
Commented by 샐리 at 2006/05/29 12:35
realjiny 님 / 미루다가 까먹기 전에 빨리 올리자 싶어서 올리고 보니 월요일 대낮...(...) 좀더 기다렸다가 밤에 올릴 걸 그랬나 하고 좀 후회중입니다(쿨럭;;)

근데 참 뭐랄까, 꼬식이 얼굴 보면 "난 아무 것도 몰라여 아무 걱정 없어여 세상은 넘넘 좋아여" 라고 눈 똥그랗게 뜨고 초롱초롱 쳐다보는 초딩이 떠오른달까;; 꼬미가 사람이라면 그걸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가끔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
Commented by 에이미 at 2006/05/29 12:43
불효녀, 이제부터라도 효도해야겠습니다..ㅠ.ㅡ
Commented by 행인1 at 2006/05/29 12:48
멋진(?) 포스팅이군요....
Commented by 루우 at 2006/05/29 12:55
꼬미님... 득도하셨군요.... (응?)

웃으면서 자는 꼬식이가 참으로 귀엽습니다~
(그러나 꼬미는 세상사 달관한 얼굴...)
Commented by 라엘 at 2006/05/29 13:18
웃으면서 행복하게 주무시는군요! ^^
Commented by at 2006/05/29 13:38
꼬식 어느 새 꼬미엄마의 몸 크기를 넘어서 버렸군요. 저렇게 작고 귀여운 꼬미가 저렇게 커다란(^^) 꼬식이를 키워냈다니!
Commented by SeonNy at 2006/05/29 14:25
고양이가.. 생각보다 허리가 기네요.. 쭈~욱..
Commented by 유 리 at 2006/05/29 15:49
...꼬식이가, 많이 크네요... ...;;;;; (땀 뻘뻘)
Commented by 정양 at 2006/05/29 20:24
크흑...감동으로 오는 포스팅입니다
Commented by 요우리 at 2006/05/29 22:20
장성한 자식을 바라보는 서운하고 대견한 심정...어머, 꼬미는 꼬식이 키워서 잡아먹으려 한 게 아니었구요?(농담)
Commented by 샐리 at 2006/05/29 23:20
에이미님/ 바람직한 결심이십니다 :) 저도 같이 해요 -_ㅠ

행인1님/ 의인화 포스팅입죠 :)

루우님/ 미사마는 원래 속세를 굽어살피시는 분입니다. (진지)

라엘님/ 꼬식이가 웃을 땐 진짜 행복해보여요 ^^

롯님/ 꼬미가 원체 작기도 하지만 꼬식이가 정말 쑥쑥 크더라고요. 그쵸 그쵸 저 작고 귀여운 꼬미가 저 커다란 꼬식이를 키워내다니!!

SeonNy님/ 말면 한줌이랍니다. 놀라운 유연성이죠 ^^

유 리님/ 꼬식이가 크다기보다는 꼬미가 워낙 작아서 더 대비되어 보일 거예요.

정양님/ 감사합니다 :)

요우리님/ 실은... 제가 꼬식이를 남길 때 바로 꼬미의 더치허즈번드를 꿈꾸었었답니다. 키워서 잡아먹히게 할 생각은 꼬미가 아니라 제가 했지요. (고해성사)
Commented by cain at 2006/05/30 14:18
아유, 정말 노랗고 조그맣던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졸였던 것이 겨우 지난 겨울이네요. 지금은 털색도 어른고양이같아요. 정말 길기도 긴데 세번째 사진의 꼬식이, 아주 흡족한 표정이네요.
Commented by 무지개 at 2006/05/31 10:17
마지막 사진이 참 예쁩니다. 정겨운 것도 같으면서 서글픈 것도 같으면서(?) 따뜻한 것도 같고 서늘한 기운도 드는 것 같고..참 여러 느낌이 나는 사진입니다. 사진이 주는 생각 때문인지 꼬미가 참 대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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