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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부적격 만화

<감독부적격>- 안노 모요코 - EST_님

EST_님의 감상글을 읽고 사봤는데 재미있었다. 작가의 자기 얘기라는 점에서 얼마전에 읽은 요시나가 후미의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와 비슷한데, 나는 [감독부적격] 쪽이 더 재미있었다. 식도락, 그것도 일본의 음식점 얘기는 나와는 너무나 상관이 없어서 말이지 -,.-a (물론 나도 소싯적에 식도락에 잠시 빠져본 적이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잠시였고 곧 저렴한 마인드(...혹은 피난민 마인드)로 돌아섰기 때문에 지금은 [쌀과 김치만 있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주의다.)

의태어를 입으로 말하는 인간(...)이라든가 "그...그런...!" 하는 말을 쓰는 인간(...)이라든가 하는 구절에서는 가슴에 대못이 푹. 그래도 나는 저 정도로 오타쿠는 아니다 라는 비교위안도 좀 얻고. 일단 나는 컬렉션 취향이 아니니까. (←그보다는 애초에 저런 오타쿠 대왕과 비교하면 누구나 정상인....;;)

하지만 EST_님 말씀처럼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라는 느낌도 들었다. 결국은 모두 자기 좋자고 열심히 사는 거 아닌가. 이 부부는 그래서 자기들 좋게 열심히 잘 살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기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책 맨 마지막에 실린 안노 히데아키의 추천사였다. 딱히 팬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십수년간 성공과 자기부정과 방황 등등의 오딧세이를 리얼타임으로 얼추 보아온 터라, 고뇌했다고 한페이지로 써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도 그게 한페이지 짜리가 아닌 것이니. 이 사람의 자기 고백이 매우 진솔하게 와닿았달까. <에반겔리온에서 내가 끝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아내의 만화는 실현시켰다>라는 부분에 이르면 "...안노 모요코 작품 한번 읽어볼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서점 가서 뷰티 매니아를 보고는 고개를 젓고 내려놓은 터라;; 음;)

그러고 보니 도가시 요시히로가 생각났다. 그 사람도 성공과 자폭과 방황과 재출발, 중간에 만화가와 결혼 뭐 이런 경로를 겪은 사람이니까. 어쩌면 그 부부도 이 부부랑 비슷하지 않을까? 재출발 이후 이미 예전처럼 하던일에 올인하지 않는다는 것도 비슷하고; (재능이 넘치다보니 그래도 OK라는 것도 비슷하군;;)


뭐 암튼, 그런데 궁금한 건 안노 모요코는 결혼하기 전에도 성이 안노였나? 해피매니아를 뒤져보니 1998년에 나왔는데 이미 "Moyoko An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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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부적격>- 안노 모요코 2006/04/11 15:31 #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아내인 만화가 안노 모요코가 자신의 남편과 결혼생활을 소재로 그려낸 작품. 다소 과장된 캐릭터 설정과 황당한 상황 등이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꽤 재미있는 만화이다. 알마니 매장에서 새 옷을 입어보며 울트라맨 포즈를 취하거나 모처럼 바람을 쐬자며 밖으로 나간 곳이 가면 라이더의 로케지였더라는 등의 오타쿠 남편 '감독군'과 보통 여자의 결혼생활이었다면 또 어땠을 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 more

덧글

  • 天照帝 2006/04/11 13:39 # 답글

    모요코 쪽은 安野입니다.
    (그래서 결혼식 때 '더블 안노의 결혼' 어쩌고 하는 기사도...)
  • 샐리 2006/04/11 13:40 # 답글

    天照帝 님 / 한자가 다른 안노였군요. 감사합니다. ^^ 바로 아마존에서 뒤져봤더니 결혼후에도 펜네임은 여전히 安野モヨコ네요.
  • 悠悠 2006/04/11 13:40 # 답글

    안노 모요코의 작품이라면 아직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에도시대의 유곽이야기인 <사쿠란>을 추천하겠습니다. <해피마니아>의 감성은 저에겐 조금 버거웠는데, <사쿠란>은 정말 멋졌어요.
  • 2006/04/11 13:5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샐리 2006/04/11 13:52 # 답글

    悠悠 님 / 앗, 추천 감사합니다. 해피매니아도 옛날에 앞부분을 좀 읽다 때려친 기억이 있고, 얼마전에 나온 뷰티매니아도 서점에 찾아가서 훑어봤지만 나랑 안 맞는다 싶었는데 그 <사쿠란>이라는 작품은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하지만 번역이 안됐다니... orz;;;) 그래도 과연 어떤 부분이 방황하는 오타쿠를 구원했는지 역시 궁금하긴 하니까, 좋은 작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찾아봐야겠네요 ^^
  • 에이엔_오즈 2006/04/11 13:58 # 답글

    저 책을 어디선가 미리보기로 얹어놨을 때 째끔 봤는데,
    와 이건 번역본 절대 안나오겠구나... 했는데 덥석 나온걸 보고 깜짝 놀랬어요 =ㅂ=;;
    (하지만 해피매니아를 비롯해서 안노 모요코의 만화는 읽으면 진이 빠져서... OTL)
  • 렉스 2006/04/11 14:09 # 답글

    일 외의 시간은 같이 하고 싶다는 대목도 좋았고...'무도회' 에피소드는 꽤나 웃었어요 :)
  • 라비 2006/04/11 14:11 # 답글

    저는 [꽃과 꿀벌]무지하게 재미있게 보았어요. 앞부분은 '결혼하고 싶어어어!!!'라고 히스테리 대폭발로 열혈 전개로 나가는데 그 중간에 작가가 결혼을 하게 되어서(...)끝에가서는 무난하고 김빠지게 끝나버리더라구요OTL 꽃과 꿀벌의 그 정신없고 정신빠진 전개에 진짜 웃으면서 봤는데 말이에요. 슈가슈가 룬 같은 경우는 기혼자의 안정성(..)이 보이는 귀엽고 로맨틱한 스토리라서 매력이 반감되었습니다. 나름 귀엽기는 하지만 제 취향쪽은 역시 '꽃과 꿀벌'이라서... 혹시 안 읽어보셨으면 꼭 읽어보세요!
  • cain 2006/04/11 14:15 # 삭제 답글

    의태어를 입으로 말하는 인간(...)이라든가 "그...그런...!" 하는 말을 쓰는 인간(...) 아, 아니 저도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
  • 샐리 2006/04/11 14:28 # 답글

    에이엔_오즈님 / 근데 생각해보니 저는 요새 일반만화책보다는 저런 만화가에세이류에 더 지갑이 잘 열리더군요. 책값이 비싸도 뭔가 일반서적 사보는 느낌이라 비싸단 느낌이 덜들고. 오히려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기획이 아닐까 해요. 물론 책 자체도 재미있었고 안노나 요시나가 모두 지명도와 고정팬층이 튼튼한 작가들이다보니 가능한 기획(번역)이었겠지만, 그래도요. ^^

    렉스님 / 예, 그 '일 외의~' 부분은 저도 참 좋았어요 >_< 무도회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었어요. (물론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태반이었지만, 그건 이해할 수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라비님 / 아, 그것도 안노 모요코 작품인가요? 실은 그 사람 책 하나도 안 읽어봤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이건 한국어판으로 있는 모양이니 쉽게 찾을 수 있겠네요.

    cain님 / 만화에 찌들어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하고 스스로 합리화합니다;; ←

  • Kali 2006/04/11 14:47 # 답글

    아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이것 말고 '뷰티 매니아' 도 번역되어 나와서 깜짝 놀랬죠 =)
  • EST_ 2006/04/11 15:31 # 답글

    저도 마지막에 들어간 안노 감독 추천사가 좋았습니다. 소탈하면서도 진솔한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 netcrawler 2006/04/11 15:32 # 답글

    오오 상당히 재밌을법한 책인데요.;
    한번 사봐야겠습니다 +_+

  • 샐리 2006/04/11 22:48 # 답글

    Kali님 / 일반만화시장이 침체되다보니 다양한 틈새시장이 개척되는 모양이에요. 독자들로서는 오히려 좋은 일 같습니다 ^^

    EST_님 / 그쵸? 저 책 앞부분보다도 전 그 추천사가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정말 진솔한 느낌이죠? ^^

    netcrawler님 / 무릇 지름신 - 특히 만화쪽으로 - 을 받들어본 적이 있는 자라면 꽤 공감하고, 혹은 공감하고 싶지 않은 치부(...) 같은 걸 느끼실 겁니다 ^^; (그냥 웃을 수만은 없는 뜨끔한 대목들이 간간히 있더라고요 -_ㅠ)
  • 셔슈 2006/04/13 14:43 # 삭제 답글

    저한테 어쩌다보니 한국에 출판되어 나온 안노모요코의 책이 전권 다 있다우...
    한국에서 출판되지 않은 것도 단행본으로 구해서
    여전사 변신전대물,환타지어린이동화물,'지방이라는 옷을 입고'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전락뚱녀인생역전물까지;;;
    심지어 <안노모요코의 일기>라는 일기형식 에세이집까지 구비를 하고 있다우.
    (...흥미있으면 대여도 가능)

    그런데 <사쿠란>은 아직 못구했네요! 당장 리스트 추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독부적격>은 유부녀로서 매우 와닿는 구석이 많았소...
    특히 식단을 바꿔 남편군의 체형을 조절하는 부분이...T_T
    (본인은 완전실패. 둘다 체중계 올라가기 서로 거부중-밤마다 와인에 소세지 구워먹고 앉았으니;;)
    그나저나 각자의 매니악한 취미를 서로 존중하고 또 공감하기 위한 노력은 눈물 겨운 듯 하오.
    나도 어느새 자동차와 밀리터리 다큐멘터리를 흥미롭게 보고 있고, 남편군은 나의 빠순행각과 동인마인드를 눈감아주고 있지만, 서로 넘을 수 없는 강.
  • 샐리 2006/04/14 17:42 # 답글

    셔슈 / 헛, 안노 모요코의 팬이었소? ^^;; (...라기보단 자네도 집안에 대여점차리는 사람이었지 ^^;;) 신경써줘서 감사. 필요할 땐 말할게요 ^^

    // 그나저나 정말 그러네. 너네 부부는 그 만화가 남의 일이 아니겠다 ^^;; (그래도 옆에서 얘기 듣는 사람은 재밌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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