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데이(시난)


이글루스 합병의 목적과 유저의 나아갈 길 블로깅 관련

[해설] SK커뮤니케이션즈, 이글루스 왜 인수했나?
이글루스 SK로 넘어간다

각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을 뽑아봤습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통‘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번에 온네트의 블로그 사업부문을 인수, 보다 전문화된 콘텐츠 생산 툴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글루스에는 열혈 블로거들이 많다는 점에서 콘텐츠 생산 측면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점이 인수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온네트 관계자는...“현재 개발중인 피쉬라는 서비스를 통해 앞으로는 쓰는 블로그 서비스에서 읽고 검색하는 RSS 서비스로 회사 역량을 집중하겠다”

온네트가 이글루스를 어디다 팔아먹으려고 키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용자 10만명으로 1천만 싸이에 명함이나 내밀 수 있겠습니까. SK도 유저 수를 보고 인수하는 게 아니죠. (하지만 이 적은 유저수가 인수 단가를 후려치는데는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 같습니다) 또한 SK가 눈독들였다는 유저 컨텐츠는 누가 인위적으로 키우려고 해서 키워지는 게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돈만 먹는 이 애물단지를 털어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러스 서비스는 지지부진하고, 그렇다고 일괄 유료화를 했다가는 정말로 사람들이 다 딴데로 튈 것 같고, 서버 유지비는 엄청나고... 그래서겠죠. D님 말마따나 요새 마이밸리의 업뎃 속도도 느려지는 등 서서히 침체기로 접어든다는 조짐이 온네트 운영진에게도 포착됐다면, 더더군다나 빨리 털어내야 했을 겁니다. 활기는 죽었는데 서버는 유지해야 한다면 회사 차원에서 그만한 악몽이 어디 있겠습니까.

왜 이글루스의 외연 확장(유저수 증가)이 지지부진했을까는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문 기사에 난 그대로, 이곳이 <쓰는 블로그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스크랩도 제공되지 않고 태그를 모르면 포스트 작성도 어렵고. 이곳은 읽는 것에만 중점을 두는 독자가 놀기에는 별 매력이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쓰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노닥거리겠다는 건 "쓸 의욕"이 그만큼은 더 있다는 뜻이겠죠. 글(그림, 사진 포함)을 낳는 사람은 자신의 것을 소중히 여기게 마련이고, 그런 마음을 존중해주는 스크랩 금지며 여타 이글루스의 방침은 반가운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숫자겠죠. 쓰는 것보다 읽는 게 편하고 쓰는 사람이 한명이면 읽는 사람은 100명이니까요. 쓰는 사람 위주의 서비스가 성장하는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온네트가 쓰는 블로그 서비스를 털고 읽기 위주의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도 지금 방식으로는 외연 확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기 위주의 서비스가 무한 성장을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읽으려면 먼저 읽을것이 있어야 하고 펌질을 하려면 펄 것이 있어야 하니까요. SK가 이곳을 인수하려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라고 하잖아요?

그렇다면 여기서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읽을 거리를 원하는 SK의 기존 독자층에 읽을 거리를 던져주겠다는 거죠. 그런데 과연 그게 읽을 거리를 눈앞에 놓는 것으로 끝날까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아무리 읽기유저라도 수동적으로 읽기만 하는 건 재미가 없으니까요. 네이버 스크랩과 다음 RSS넷의 스크랩북이 태동한 건 그런 수많은 읽기유저들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눈앞의 컨텐츠를 손쉽게 내것으로 묶어둘 수 있고(스크랩) 더 나아가 남의 것을 잘 배열하는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스크랩북)은, "능동적인 읽기"를 원하는 읽기유저의 요구에 지극히 잘 부합하는 서비스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설령 SK가 이글루 기존 유저들의 컨텐츠 창작욕을 돋구기 위해 도토리도 광고배너도 유료화도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해도, 저작권 부분만은 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군요. 애초에 SK의 인수 목적이 그거니까요. 스크랩과 펌질, 그리고 내가 탈퇴하더라도 남이 스크랩해간 복사물은 건드릴 수 없다는 규약, 그리고 그 컨텐츠를 SK가 임의로 이용할 수 있다는 규약이 삽입될 가능성은 거의 100%로 보입니다. (←지금 싸이가 그렇죠.) 그게 안되면 뭐하러 여길 인수합니까?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기존 컨텐츠 창작유저층의 가장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대목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합니다. 아무리 이곳의 소굴스러움과 동지의식이 좋아도 내것이 내것이 아니게 된다는데 남아있을 "생산자"가 얼마나 될까요? 이번 공지에서 보듯 온네트가 가장 고민하는 것도 그 대목일 겁니다. SK의 의도대로 나갔다간 반발과 이탈을 피할 수 없고, 그렇다면 애초의 인수 목적은 온데간데 없어져버리는 사태 말입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타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만해도 1500개에 달하는 포스트를 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앞날이 암담합니다. 이글루처럼 유저친화적으로 운영되는 곳도 없지요. 이곳에서 알게 된 많은 분들과의 인연은 어떻게 하나요. 설치형으로 간다면 이 인연들은 상당수 파편화될 겁니다. 아무리 회자정리라지만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웬만하면 떠나기 싫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글루스의 약관이 싸이화된다면 떠날수밖에 없겠죠. 싸이나 네이버가 싫어서 여기로 온 건데 그 싫은 부분이 닮아져간다면 달리 어쩌겠습니까. (한숨)


차라리 지금이라도 이글루스 내부 약관을 바꿔서, "처음 1년간 무료 1년 후부터는 유료"라는 수익모델이라도 만들면 안되는 걸까요? 뭔가 방법은 없는 것인지...

그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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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억 / 회원수 = 1만5천원의 진정한 의미 2006/03/08 11:28 #

    언제부터 SK가 그렇게 싫었나 <- leeyul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관련 기사 SK커뮤니케이션즈가 왜 이글루스를 인수했을까요? 회원수? 아시다시피 웬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싸이에 가입되어 있으니 이글루스의 회원을 편입(?)시켜도 회원수 성장은 미비할겁니다. 일명 고드름 판매? 글쎄요, 이글루스 사람들이 과연 사줄지? 그렇다면 이글루 주민들에게 남은 것은 컨텐츠 뿐입니다. 싸이에는 없고 블로그에는 있는것, 그것은 블로그...... more

  • 내 글은 나의 것이다 2006/03/08 13:49 #

    이글루스 합병의 목적과 유저의 나아갈 길 - by 샐리 님 뉴스를 보니 "쓰기 중심의 기존 서비스에서 읽기와 RSS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로 전환"을 운운하더군요. 그런데, 글 쓰는 사람들이 다 그딴 거 싫다고 몸부림을 치는데 대체 무엇을 읽히고 검색시킬 수작인지가 의문입니다. 아주 간단한 얘기입니다. 자기 손으로 글을 써봤음 누구나 이해할 얘기. 우린 쓰는 게 귀찮아 자기 공간을 펌질과 스크랩으로 꾸미는 사람들을...... more

  • SK의 이글루스 합병, 냉정하게 생각하고 대처하자. 2006/03/08 20:53 #

    ▶이글루스와 SK 커뮤니케이션즈가 한 식구가 됩니다 현재 이 공지 하나 때문에 이글루스 블로거들이 발칵 뒤집힌 것 같다. 하지만 불안해 하고 싸이글루(싸이월드+이글루)니 도토리니 하고 우려하기 전에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이글루스 운영진이 제시한 물음들, 이번 인수에 대해서 우려되는 점, 인수가 진행되는 동안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이글루스가 변화해야 하는 점,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 more

덧글

  • 곰부릭 2006/03/08 11:07 # 답글

    저도 전에 다니던 회사가 한번 인수합병 당해본 경험이 있어서 지금의 이글루스(온네트)의 심정을 이해는 하려고 노력하지만....유저로서 받는 충격은 또 다르게 크고 아프군요. 뭐 저는 그다지 좋은 생산자는 아니었겠습니다만^^ 1000개에 달하는 게시물을 어찌할꼬...;;;는 역시나 고민입니다. 그리고 다들 알아서 제 갈길 떠나거나 남거나 다른 블로그로 옮겨가거나 하시겠지만 이글루스에서만이 존재했던 실낱같은 인연들이 이대로 툭툭 끊어져버리게 될까바 참 아쉽습니다.
  • Nariel 2006/03/08 11:08 # 답글

    안타깝고 짜증이 나요.. 저도 지금 옮기려고 준비중입니다.
  • 오거 2006/03/08 11:11 # 답글

    남아있기에 걸리는 건 저작권문제고, 이사가기에 걸리는 건 여기서 맺은 인간관계네요.
    SK에 인수되느니 유료서비스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이미 넘어간 거, 희망은 없어보이고...그래도 5월까진 있다가 변하는 추이를 보고 결정할 생각입니다;
  • 제리스 2006/03/08 11:13 # 답글

    저는 많은 글을 보유하고있지 않지만 떠나야한다면 글을 정리해야하는것, 이제 더이상 갈 곳이 없다는 좌절감과 여기서 알게된 많은 분들과의 인연을 정리해야한다는 안타까움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 Kali 2006/03/08 11:19 # 답글

    저는 글은 그냥 다 지웠습니다. (그닥 많지도 않았지만요)
    매일매일 들어와서 글 쓰고 읽는 것은 이글루스 뿐이었는데... 좀 서글퍼요. 머리 한 대 얻어맞은 것 같기도 하구요.
  • 별자리점 2006/03/08 11:27 # 답글

    트랙백 해가겠습니다.
  • 샐리 2006/03/08 11:50 # 답글

    곰부릭 님 / 사실 이글루스의 힘이라는 건 어느 한두 생산자가 아니라 그 모든 사람들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소굴시너지(;)였던 것 같습니다. 설치형이었다면 그래서 이런 피드백이 없었다면 모두가 이렇게 열심히 달리지는 않았겠지요.

    이번 사태로 인해 모두가 떠나진 않더라도 상당수는 떠날테니, 이 실낱같은 인연 중 상당수는 역시나 끊길 게 분명해 보입니다. 에휴.

    Nariel 님 / 정말 그래요. 안타깝고 짜증납니다 ㅠ ㅠ

    오거 님 / 깔끔한 한줄 요약이군요. ^^ 남으려니 저작권이, 떠나려니 인간관계가.
    저도 일단은 추이를 지켜보려고 하지만, 내가 떠나지 않더라도 떠나는 분들이 많을테니 이래저래 인간관계는 변하겠지요. 저는 홈도 운영해본 적 없고 이글루가 처음이라 정말 막막합니다 ㅠ ㅠ

    제리스님 / 정말 그래요. 갈 곳이 없어요! (절규!!) 새삼 인터넷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이 허약한 끈으로 이어져있는가 라는 걸 깨닫게 되어 무섭기도 합니다.

    Kali 님 / 헉, 빠르시군요;; 예, 저도 뒤통수가 얼얼합니다.

    별자리점님 / 예.
  • Mushroomy 2006/03/08 12:54 # 답글

    sadcafe님 블로그에도 남긴 덧글이지만, 제가 거대 기업의 수익을 위한 컨텐츠 앵벌이가 된다는 것이 싫어요. 4개월 쓰다 만 야후보다도 더 정들었는데, 계획 중인 포스팅들은.........[묵념] 그런데다 이웃사촌 같은 인연들도 여기서 그만두고 싶지 않고요.[흑흑]
  • creamy怜 2006/03/08 13:33 # 답글

    처음1년무료, 이후 유료~ 이생각은 저랑 같네요. 좋은 내용 잘 읽고 갑니다.
  • 에이엔_오즈 2006/03/08 14:12 # 답글

    하이텔 VT정리때하고 똑같은 기분이에요... 하우아 ㅜㅡ
  • 유 리 2006/03/08 14:28 # 답글

    글이야 지우면 되지만(아니 못 지울 것 같지만요; 일기장이나 다름없었고, 거기엔 소중한 추억들도 담겨 있으니까. 미캉의 일이라던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역시 사람들이에요. 블로그에서의 인연도 그렇고... ..., 이 많은 사람들이 짐 싸들고 뿔뿔이 흩어져 버리면 그 분들의 그 좋은 글을 언제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예전에 넷츠고 쓸 때 SK에게 비슷한 일 당한 적 있어서 이젠 SK라면 이가 갈립니다, 아주)(으르렁)
  • julie 2006/03/08 15:55 # 답글

    이래저래 포스팅 정리중입니다.
    샐리님의 의견, 충격적인데요. '읽을 거리를 원하는 기존 독자층에게 읽을 거리를 던저주겠다'는 ㅠ_ㅜ
  • 사은 2006/03/08 19:14 # 답글

    오거님과 똑같은 심정입니다. ㅠ_ㅠ
    그에 더해, 컨텐츠 어쩌고 하는 면이 너무 걸려요. 싸이에 익숙한 사람들이 자기 '이글루'에 모님들의 유머만담과 모님의 노래들과 모님의 생활 이야기나 하는 것을 샤샤샥 가져가서 제 것처럼 꾸며놓는다는 생각만 해도 피가 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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