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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놀이] 가치관 문답

 
가치관 문답 1 - 미주랑 님
가치관 문답 2 - 미주랑 님

여기에 쓴 질문은 '질문의 책(The Book of Questions)'에서 베껴온 것입니다. 저자인 그레고리 스톡은 저작권을 지켜내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들을 토대로 자기자신에 대해 한번쯤 깊게 생각하기를 바란 것 같습니다.
확실히, 흥미롭고 가치도 있는 일이지요.

138개의 기본질문에 추가질문까지 한번에 전부 올리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되어, 열개씩 잘라 포스팅합니다. 제 답변이 없는 질문 텍스트를 원하시는 분은 포스트 맨 아래 more부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쓴 답 때문에 혼란을 겪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질문들은 제외하고 답해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질문을 가져가셔서 답을 하신 다음 트랙백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공유하는 건 언제나 재미있으니까요.

위는 이 트랙백 놀이를 처음 시작하신 미주랑 님의 소개문입니다. 질문은 위에 링크시킨 미주랑 님의 포스트에 있습니다.

아래는 제 답변. 클릭


1. 당신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함께 살려면 먼 타국으로 이민을 가야만 합니다. 당신은 앞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당신은 기꺼이 그 사람을 따라가겠습니까?

- 아뇨. 그럴 경우 그 낯선 곳에서 나는 내 생활 전반의 모든 것을 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텐데, 그런 관계는 오래 갈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나에게는 그 사람이 전부가 될테지만 그 사람에게는 내가 일부일 테니까요. 그런 경우 어떤 파국이 오는지는 너무나 많은 소설이며 만화며 영화며 기타등등에서 다루고 있으니 상상력을 동원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찢어지더라도 그 사람을 보내고 그냥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으로서 깊이 간직하고 살렵니다.

...만약에 다른 모든 것을 버려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 사람이 좋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 먼 타국에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 뒤 떠나겠습니다. 물론 상대방은 그때까지 나를 기다려줘야 할테고요. (한국에서든 그 타국에서든)
그 기간을 기다리지 못한다는 이기적인 놈이라면 애초에 내가 그 정도로 사랑할 리가 없습니다.

2. 당신은 오늘 밤 누구하고도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이 죽어야 할 운명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 누군가에게 꼭 했어야만 했는데 미처 하지 못해서 참으로 후회스럽기 짝이 없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까? 있다면 그것은 무슨 얘기입니까? 그리고 당신은 왜 아직까지 그 이야기를 하지 못했습니까?

- 아뇨, 그런 얘기는 없습니다. 꼭 해야했다고 판단했다면 이미 했겠죠. 물론 그때 당시 이렇게 얘기했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하는 얘기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걸 여태 들추지 않았던 건 이미 시효가 지났거나 덮고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말 안 해서 후회스럽기 짝이 없는"의 범주에 들어가지도 않겠죠.
훗날 그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순간에는 딱히 "지금 죽기 때문에 묻어두었던 얘기를 꺼낸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3. 당신은 앞으로 일 년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일 년 뒤에 그토록 행복했던 일 년간의 시간을 전혀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일 년간의 행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까? 만약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의 시간이 같이 거꾸로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도 그 1년을 같이 기억하지 못한다면 모를까 나혼자만 기억 못하고 주위사람들은 기억하는 거라면, 나의 그 행복한 1년을 기억하는 주위사람들이 나를 볼 때마다 현재의 나를 안타까워할테고, 그런 시선을 평생 받는 게 행복할 리는 없겠죠. 나는 그 잃어버린 1년에 대해 계속 궁금하고 고민하게 될 겁니다. 그러느니 지금 내 힘으로 행복을 일궈서 그걸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3-1. 당신이 어떠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경험하는 그 순간의 느낌과 시간이 흐른 후에 당신의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기억 중 어느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까?

- 보통은 그 순간의 느낌이 중요하겠죠. 영화 보고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렸다고 해서 그 감동이 100년 후까지 가겠습니까 어디;
하지만 젊어서 죽도록 고생했지만 늙어서 돌이켜보니 "그때가 좋았구나" 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가슴 속에 남아있는 기억이 더 중요하겠죠.

그러니 일괄적으로 얘기하긴 어렵고, 경우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4.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관절염을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약을 복용한 사람의 1%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 약을 시판하는 것을 찬성합니까?

- 1%라면 할만 하겠는데요. 비아그라도 그것보단 부작용이 더 있을테니. 다만 부작용을 최대한 숙지시키고 당사자에게 선택하게 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겠죠.

5. 스포츠에는 단체종목과 개인종목이 있습니다. 당신은 될 수만 있다면 세계챔피온 팀의 일원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개인종목의 세계챔피온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종목은 무엇이 좋겠습니까?

- 개인종목이 좋군요. 종목은... 개인 종목 중 가장 돈 많이 버는 게 테니스던가요? 그럼 테니스가 좋겠군요 'ㅂ'
아니 뭐 그러니까, 나는 어떤 스포츠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러니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할 바에는 망해도 나 혼자 망하고 흥해도 나 혼자 흥하는 개인종목이 좋습니다.

6. 당신에게 누군가가 100만 달러를 주면서 대신 다시는 조국에 발을 딛지 말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이 제의에 응하시겠습니까?

- 고작 100만달러에 인생을 팔기에는 제가 아직 젊군요. ...라기보다는, 지금 그 돈이 그다지 절실하지 않아요. 그러니 1천만달러라고 해서 그 제의를 받아들일 것 같진 않습니다. 그 돈보다는 나 살던 곳에서 그냥 사는 게 더 좋은 걸요. 그리고 돈은 내가 노력해서 벌면 되고요.

6-1. 얼마되지 않는 돈을 가지고 조국을 떠난다면 당신이 새출발할 수 있는 곳은 어디라고 생각합니까?

- 프랑스에 가고 싶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면 더더욱 사회 안전망이 잘 되어 있는 곳에 가야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스킬을 닦아서 가겠습니다.

7. 당신이 어떤 사람을 머리 속에 생각하고는 입으로 '안녕!'하고 두 번만 말하면 그 사람이 죽게 되는 놀라운 힘이 당신에게 주어졌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그 사람이 왜 죽었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누구도 당신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혹시라도 당신이 이러한 힘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까요?

- ...예전에 전두환이 자기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했을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 일가의 끄트머리부터 하나하나 죽여서, 나중에는 전두환만 남게 하는 겁니다. 그 때에는 전두환이 일가친척에게 분산시킨 재산이 모두 전두환에게로 상속되어 돌아와 있겠죠. 그 다음에 추징하면 OK.

7-1. 당신이 어떤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반드시 그 사람의 두 눈을 바라보고 죽여야만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어떻겠습니까? 이제까지 당신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단지 '죽이고 싶다'라거나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습니까?

- 부시는 좀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부시 하나 죽인다고 달라질 것 같지도 않으니 그냥 안 할래요.

8. 당신은 90세까지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30세 이후 60년간은 육체와 정신 중 하나가 30세의 상태 그대로 유지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육체와 정신 중 어느 것이 유지되기를 바랍니까?

- 육체. 정신이 지금 이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니 끔찍합니다.

9. 직업적으로는 최고의 성공을 얻는 반면 사생활에 있어서는 별로 즐겁지 않은 생활과 사생활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지만 직업적인 측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생활 중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하고 싶습니까?

- 후자. 사생활이 행복하다는 것은 내게 직업부분의 미진함이 별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직업에서 최고의 성공을 얻는 것이 인생 가치였다면 직업에서 비실거리는데 사생활이라고 행복할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별 의미도 없는 것은 성공하거나 말거나 아니겠어요? 당연히 후자가 낫겠네요.

10. 당신의 아기가 태어났을 때 당신이 그 아기의 평생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선택권을 사용하겠습니까?

- 스티브 잡스가 태어날 때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스티브 잡스의 부모가 이 선택권을 발동해서 당시의 최고 인기 직업을 멋대로 선택했다면, 오늘날 애플은 존재하지 않았겠죠.
내 이 알량한 지식으로 아이의 앞날을 한정짓진 않겠습니다.

11. 당신은 1000살까지 원하는 대로 살 수가 있습니다. 대신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얼굴을 하고 살아야만 합니다. 당신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까?

- 아뇨. 내가 나를 긍정하지 못하면서 수명만 1천년이어봤자 고문일 뿐입니다.

11-1. 당신은 사람을 처음 보고 판단할 때 외모에 어느 정도나 중요성을 둡니까? 만약 당신의 외모가 지금보다 추하게 바뀐다면 당신의 인생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 같습니까?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만큼이나 죽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막연한 두려움과 혼란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당신 생각에 가장 좋은 나이는 몇 살이라고 생각합니까?

- 질문이 많군요;;

1. 많이 둡니다. 그 사람의 외모는 많은 것을 말하거든요. 대가리가 텅 비었는데 겉만 지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외모가 그 사람의 성품을 많이 반영하더군요.
2. 어떻게 바뀌느냐가 중요하겠는데요. 불에 타서 얼굴에 온통 화상을 입은 거라면 좀 난감하긴 하겠지만...
단지 그냥 못생겨지는 거라면, 노력해서 그 못생긴 외모를 벌충할만한 매력을 기르겠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이 30 넘어가면 자기 얼굴은 자기가 책임지는 거죠.
3. 글쎄요? 경우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지금 삶이 힘겹고 지친 사람이라면, 즉 지금의 삶이 그저 버텨내기만 하는 삶이라면 "이놈의 목숨 질기기도 하다" 뭐 이러겠지만.... 지금 삶이 행복하다면 그런 생각은 안 할 것 같은데요.
하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본능이니까,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 모두가 두려워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질문에 있는 두 요소를 동격으로 놓고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4. 정신적으로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너무 나이 먹어서 계단도 오르내리지 못하게 되면 난감할테니.... 좋은 나이는 대략 30대가 아닐까요? 육체가 아직 시들지 않은 나이대 중에서 최연장.

12. 당신은 지금 꿈과도 같은 최고의 사랑을 나눌 상대를 만날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사람은 앞으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합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 뒤따를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그 사람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겠습니까? 그리고 얼마 후 그 사람과 헤어져야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선택하지 않겠습니다. 관심이 없어서요. 그 사람과 만나서 사랑에 빠지면 빠지는 거고, 우연한 기회로 안 만나서 안 빠지면 안 빠지는 거고.
일단 만나서 사랑에 빠졌다면, 헤어지는 것은 그때 가서 결정하겠습니다. 정말로 너무 사랑해서 죽어도 헤어지기 싫다면... 그대로 붙어있다 같이 죽는거죠 뭐. 나름대로 알찬 인생 아닐까요.

12-1. 사랑을 할 때 불꽃같은 정열과 사랑의 영원함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당신을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당신이 이제까지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당신이 배우자로부터 배신감을 느낀 적이 있다면 무엇 때문이었습니까? 무관심? 정직하지 못한 것? 아니면 배신행위?

- 영원한 게 좋아요. 좋은 사람이라면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나머지 질문은... 솔로라서 모르겠군요;;

13. 당신은 내일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 한 가지 새로운 능력이나 자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까?

- 지구 반대편까지 커버하는 텔레포트 능력.

14. 당신은 사후에 당신의 유산으로 인류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자면 당신의 가족들에게는 아주 조금밖에 유산을 남겨주지 못하게 됩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 가족의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그 돈 없어도 알아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면 인류를 위해 쓰고, 그 돈이 꼭 있어야 한다면 가족을 위해.

15. 당신은 주변에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기를 원합니까, 아니면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기를 원합니까? 당신이 아주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 중에는 남자가 많습니까, 여자가 많습니까?

-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나와 맞는 사람에게 둘러싸였으면 합니다. 가깝게 지내는 건 여자가 많네요. (...라기보다 남자가 없습니다;;)

16. 당신에게 한을 맺히게 했던 그 누군가에게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저주의 인형'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인형을 사용하겠습니까?

- 지금 당장은 그런 대상이 없는데요. 앞으로의 일은 모르겠군요. 아마도 그런 저주의 인형을 쓰게 되면 나도 말년이 좋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그런 나 자신의 파멸을 감수하고서라도 파멸시키고 싶은 상대방이 생긴다면, 그땐 쓰겠습니다.

17. 당신의 배우자 또는 연인이 어느 도시를 여행하다가 아주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 하룻밤을 함께 지냈습니다. 물론 그들은 결코 다시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사실을 알고 있지 못합니다. 이럴 경우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나 연인이 당신에게 이 사실을 고백하길 원합니까? 또한 거꾸로 당신이 그런 경험을 했을 경우에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나 연인에게 고백하겠습니까?

- 고백하고 헤어지길 바랍니다. 한번 그런 놈이 두번은 안 그러겠습니까.
// 거꾸로라면, 나는 그런 짓 안 합니다.
// 만약 내가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이미 결혼이 최악의 사태로 치달아있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당연히 헤어지겠습니다. 고백은... 이혼에 도움이 된다면 하고, 괜히 말했다가 간통죄로 잡혀들어갈 것 같다면 하지 않겠습니다(...). 어쨌건 헤어지겠습니다.

17-1. 당신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당신의 배우자는 당신에게 그 사실에 대하여 어느 정도 솔직한 고백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러한 고통스러운 고백을 듣느니 오히려 듣지 않는 것이 백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겠습니까? 이런 경우에 정직함이란 두 사람의 사랑을 파괴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오히려 더욱 더 굳은 사랑으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습니까? 또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 그놈이 나를 좋아한다면 아마 숨기려고 들겠죠. 나는 그런 걸 용서하는 성격이 아니니까. 이런 경우에 정직함은 파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차라리 듣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 겁니다. 나머지 질문은 제가 솔로라서 모르겠군요;;

18. 그 사람의 인생과 당신의 것을 바꾸고 싶을만큼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 사람은 누구입니까?

- 아뇨. 없습니다.

19. 당신이 지금 당신 앞에 놓여있는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를 두 손으로 찢어서 죽여버린다면, 당신은 이 지구상의 어디라도 당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주일간의 화려한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 안 할래요. 남을 죽여서 얻은 그 일주일이 어디 즐겁겠습니까.

19-1. 왜 아름다운 것들은 추한 것들보다 더 귀하게 여겨질까요? 왜 우리는 '아름답다'라고 느낀 것들을 파괴할때마다 죄악감을 갖는 것일까요?

-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도록 진화된 것이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이 귀하게 여겨지는 것은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다고 느낀 것을 파괴할 때 죄악감을 느끼는 건, 본능을 거스르기 때문이겠죠.

20. 그 사람에게는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죽이면 이 지구상의 굶주림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립니다. 이럴 경우 당신은 그 사람을 살해하겠습니까?

- 안 합니다. 애초에 굶주림이라는 건 분배시스템의 결함 때문이지 생산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지구에는 이미 모든 인구가 먹고 남을 정도의 식량이 있습니다. 그 사람을 죽이지 않더라도 시스템을 개선하면 굶주림은 퇴치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입니다.
누가 나를 그렇게 죽이려고 하면 죽을힘을 다해 저항하겠습니다.

20-1. 죄없는 사람을 당신의 손으로 죽이는 것과 수백만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지나치는 것 중 당신은 어느쪽에 보다 더 강한 죄책감을 느끼겠습니까? 자신의 신조를 굽히면서까지 위대한 것을 성취한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를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자신의 생명은 티끌처럼 여기면서도 타인의 목숨은 귀중히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당신의 영혼까지 희생시켜도 좋다고 생각할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까?

- 1. 전자. 지금 이순간에도 나는 수억의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모른척 하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직접 개입해서 죽이는 것과, 나 아닌 다른 요소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을 보는 것이 같을 리가 없지요.
2. 그럼 애초에 그 사람의 신조가 위대한 것이 아니었다는 건데... 잘 모르겠군요. 경우에 따라 다르지 않나요? 가령 20번 질문처럼, "살인은 나쁘지만 저 사람 하나를 죽이면 굶주림이 퇴치되니 나는 저 사람을 죽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면 나는 또라이라고 해주겠습니다. 혹은 "자살은 나쁘지만 내가 죽으면 굶주림이 퇴치되니 나는 자살하겠다"라고 한다면 그건 좀 위대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어진 평화가 위대한 건지 모르겠네요;;
3. 자신의 생명을 귀히 여기는 것은 당연한 본능입니다. 그 본능조차 제대로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 남의 목숨을 얼마나 귀중히 여길지 잘 모르겠군요.
지금 지율스님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과연 자신의 생명을 티끌처럼 여겨서 그러시는 걸까요? 그런 분들은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기 때문에 그러시는 것이지, 자신의 생명이 티끌같아서 그러시는 건 아닐 겁니다. 그건 모독이죠.

퇴마록 마지막에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생명이 하나 죽어서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그 생명을 죽이겠느냐. 그것이 나든 남이든간에.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주인공은 말합니다.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고. 계속되는 채근에도 주인공은 말하죠.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고.
저는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가봐야 알 문제입니다. 상황이란 수천 수만가지 변수가 있지 않습니까? 생명이란 건 그만큼 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사고실험 놀이로 섣불리 말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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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 2006/01/17 11:41 | 트랙백 놀이 | 트랙백(6) | 핑백(2)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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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사은 at 2006/01/17 11:50
책의 제목만 들어보았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질문들이로군요!
찬찬히 한 번 생각하며 써보고 싶습니다. 후에 트랙백 할께요. +_+
샐리님께서 하나 하나 짚어가시며 답해주신 것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lukesky at 2006/01/17 12:02
잘 읽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설문이로군요. 저 역시 길게 생각하고 트랙백해야겠습니다.
Commented by 나이힐 at 2006/01/18 00:42
질문의 책.. 전에 제목을 듣고 궁금해했던 그 책이네요.
후에 네이버 블로그로 가져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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