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7일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 - 당신은 과학도가 아니니까 몰라요"
라는 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분 앞에서는 '일반인' 샐리가 뭐라고 말해도 "니는 몰라"라는 콧방귀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아,
하루 동안 고민한 끝에 저도 밝힙니다.
제가 바로 그 서울대학교 생명공학부 졸업생입니다.
심지어 고등학교도 '과학'고를 나왔습니다.물론 과학고에서 배운 건 과학이 아니라 수험기술이었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살고 있긴 하지만, 제게 저 말을 해준 분도 '한때' 과학도였고 지금은 상관없는 길을 가고 있다 하셨으니 그 점은 문제가 안 될 거라고 봅니다.
"과학도가 아니니 몰라" 라는, '너는 (자격이 없으니) 몰라'라고 하셨지만 제가 보기에 저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은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밖에 없어보이는군요. 그럼 이제 누군가 서울대 수의학과분이 나타나서 "너는 수의학과가 아니니 몰라" 라고 말하면 "예 알겠습니다" 하고 찌그러져야 하는 겁니까?
과학도가 아니니 모른다고요. 아래의 이형기 교수도 과학도이고, 그간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 규명을 원했던 사람들 역시 모두 젊은 과학도들이었습니다. (심지어 현역 과학도로군요. 우리처럼 은퇴한 과학도가 아니라.) 그들은 사이비 과학도입니까? 아니 애초에 이 장대한 거짓말 드라마에서 과학도냐 아니냐가 중요한가요. 제가 아는 과학도란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월화수목금금금에 면식수행으로 10년을 산다 해서 "그러니 너 불쌍해, 거짓말했지만 정상참작해줄게" 라는 말을 해도 좋은 건 아닙니다. 아니, 정상참작을 해주려 해도 상대가 먼저 뉘우쳐야 할 것 아닙니까. "작금의 마녀사냥에 손이 덜덜 떨린다"고 하셨습니까. 저도 황교수의 저 치졸한 변명 퍼레이드에 눈물이 나고 손이 떨립니다. 제가 아는 과학자의 모습은 저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과학도든 아니든 무슨 상관입니까? 전라도 차별을 논할 때 전라도 사람이 말하면 "니가 전라도라서 그러지" 라고 하고 비전라도사람이 말하면 "니는 전라도가 아니라 몰라" 라고 말하면 그게 논의가 진행되겠습니까?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라는 것이 물론 감성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전라도 차별"의 논의는 전라도 차별 그 현상 자체를 놓고 논해야지 말하는 사람이 어디 출신이냐를 가지고 따지면 드잡이질밖에 남지 않잖습니까. 하물며 자연과학을 말하면서 사건이 아닌 사람에 따라 판단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님이 하신 "너는 ~라서 모른다"라는 것이 "너는 어려서 모른다"라고 입을 막아버리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무엇이 다르단 말입니까?
"우리가 남이가"
- 이 말이 한국 정치사에 어떤 오점을 남겼는지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샐리님 정도 되시는 분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되겠느냐" 라고 하셨죠? 저도 그 말을 님에게 똑같이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너답게 굴라"라는 말은 결국 "내 입맛에 맞춰라"라는 말을 부드럽게 포장한 ─ 그래서 어쩌면 더 압박적인 ─ 또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것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Andrew님의 "~답게"라는 좋은 글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 권합니다. 솔직히, 저를 높이는 척 하시면서 더 높은 곳에서 저를 내려다보고 재단하시는 그 오만에 지독하게 치를 떨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 첨언 : 서울대 출신이라는 거, 1년이면 5천명씩 쏟아지고 10년이면 5만명이 길거리에 덱데굴 굴러다니는, 그래서 발로 걷어차면 퍽퍽 차이는 졸라리 흔한 사람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과학도라는 부류는 서울대 졸업생들보다도 더 많이 배출되겠죠. 10년 쌓이면 대체 얼마쯤 쌓일까요? 저처럼 중간에 길을 바꾼 '전직' 과학도들까지 합치면 실로 무수한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있는 인간 군상 중 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걸로 잘난체 하겠다는 뜻은 절대 없으니 행여라도 오해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황교수가 '서울대'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사람이기에 말을 한 것뿐입니다. (황교수가 '연대'나 '포항공대' 교수였으면 난감했을지도 ㄱ-;) 솔직히 이런 식으로 '나 누구다' 라고 밝히는 거 졸라 쪽팔려서 하루동안 고민했습니다 -_-;; 얼마나 못났으면 말로 설득을 못시켜서 글과 상관도 없는 다른 권위를 동원해야 한다는 겁니까?;
과학은 과학으로 말하듯 글은 글로 말해야 하고 하물며 모두가 계급장을 떼고 자신의 내공만으로 승부하는 블로그의 세계에서는 포스트는 포스트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실은 언제 승부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이 그냥 끄적인 것뿐이지만;;; 말해놓고 보니 거창하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제 블로그에 제 글이 재미없는데 제 외적 조건에 호감 가서 오신 분 있습니까? (밝힌 적도 없지만.)
─ 그런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글 자체가 아닌 다른 것을 내세우는 것은 저는 솔직히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불필요한 오해나 궁금증 유발을 피하기 위해 이 포스트에는 공개 덧글만 달아주세요.
라는 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분 앞에서는 '일반인' 샐리가 뭐라고 말해도 "니는 몰라"라는 콧방귀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아,
하루 동안 고민한 끝에 저도 밝힙니다.
제가 바로 그 서울대학교 생명공학부 졸업생입니다.
심지어 고등학교도 '과학'고를 나왔습니다.
전공과 상관없이 살고 있긴 하지만, 제게 저 말을 해준 분도 '한때' 과학도였고 지금은 상관없는 길을 가고 있다 하셨으니 그 점은 문제가 안 될 거라고 봅니다.
"과학도가 아니니 몰라" 라는, '너는 (자격이 없으니) 몰라'라고 하셨지만 제가 보기에 저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은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밖에 없어보이는군요. 그럼 이제 누군가 서울대 수의학과분이 나타나서 "너는 수의학과가 아니니 몰라" 라고 말하면 "예 알겠습니다" 하고 찌그러져야 하는 겁니까?
과학도가 아니니 모른다고요. 아래의 이형기 교수도 과학도이고, 그간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 규명을 원했던 사람들 역시 모두 젊은 과학도들이었습니다. (심지어 현역 과학도로군요. 우리처럼 은퇴한 과학도가 아니라.) 그들은 사이비 과학도입니까? 아니 애초에 이 장대한 거짓말 드라마에서 과학도냐 아니냐가 중요한가요. 제가 아는 과학도란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월화수목금금금에 면식수행으로 10년을 산다 해서 "그러니 너 불쌍해, 거짓말했지만 정상참작해줄게" 라는 말을 해도 좋은 건 아닙니다. 아니, 정상참작을 해주려 해도 상대가 먼저 뉘우쳐야 할 것 아닙니까. "작금의 마녀사냥에 손이 덜덜 떨린다"고 하셨습니까. 저도 황교수의 저 치졸한 변명 퍼레이드에 눈물이 나고 손이 떨립니다. 제가 아는 과학자의 모습은 저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과학도든 아니든 무슨 상관입니까? 전라도 차별을 논할 때 전라도 사람이 말하면 "니가 전라도라서 그러지" 라고 하고 비전라도사람이 말하면 "니는 전라도가 아니라 몰라" 라고 말하면 그게 논의가 진행되겠습니까?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라는 것이 물론 감성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전라도 차별"의 논의는 전라도 차별 그 현상 자체를 놓고 논해야지 말하는 사람이 어디 출신이냐를 가지고 따지면 드잡이질밖에 남지 않잖습니까. 하물며 자연과학을 말하면서 사건이 아닌 사람에 따라 판단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님이 하신 "너는 ~라서 모른다"라는 것이 "너는 어려서 모른다"라고 입을 막아버리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무엇이 다르단 말입니까?
"우리가 남이가"
- 이 말이 한국 정치사에 어떤 오점을 남겼는지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샐리님 정도 되시는 분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되겠느냐" 라고 하셨죠? 저도 그 말을 님에게 똑같이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너답게 굴라"라는 말은 결국 "내 입맛에 맞춰라"라는 말을 부드럽게 포장한 ─ 그래서 어쩌면 더 압박적인 ─ 또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것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Andrew님의 "~답게"라는 좋은 글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 권합니다. 솔직히, 저를 높이는 척 하시면서 더 높은 곳에서 저를 내려다보고 재단하시는 그 오만에 지독하게 치를 떨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 첨언 : 서울대 출신이라는 거, 1년이면 5천명씩 쏟아지고 10년이면 5만명이 길거리에 덱데굴 굴러다니는, 그래서 발로 걷어차면 퍽퍽 차이는 졸라리 흔한 사람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과학도라는 부류는 서울대 졸업생들보다도 더 많이 배출되겠죠. 10년 쌓이면 대체 얼마쯤 쌓일까요? 저처럼 중간에 길을 바꾼 '전직' 과학도들까지 합치면 실로 무수한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있는 인간 군상 중 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걸로 잘난체 하겠다는 뜻은 절대 없으니 행여라도 오해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황교수가 '서울대'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사람이기에 말을 한 것뿐입니다. (황교수가 '연대'나 '포항공대' 교수였으면 난감했을지도 ㄱ-;) 솔직히 이런 식으로 '나 누구다' 라고 밝히는 거 졸라 쪽팔려서 하루동안 고민했습니다 -_-;; 얼마나 못났으면 말로 설득을 못시켜서 글과 상관도 없는 다른 권위를 동원해야 한다는 겁니까?;
과학은 과학으로 말하듯 글은 글로 말해야 하고 하물며 모두가 계급장을 떼고 자신의 내공만으로 승부하는 블로그의 세계에서는 포스트는 포스트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실은 언제 승부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이 그냥 끄적인 것뿐이지만;;; 말해놓고 보니 거창하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제 블로그에 제 글이 재미없는데 제 외적 조건에 호감 가서 오신 분 있습니까? (밝힌 적도 없지만.)
─ 그런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글 자체가 아닌 다른 것을 내세우는 것은 저는 솔직히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불필요한 오해나 궁금증 유발을 피하기 위해 이 포스트에는 공개 덧글만 달아주세요.
# by | 2005/12/17 12:56 | The Swindler Yellow | 트랙백 | 덧글(13)




과학도는 무슨 굉장한 명예쯤 된답니까? 과학도만이 알 수 있는 신비의 세계가 있는 거였나! 그 세계에 가면 영롱이와 스너피가 건강한 건 당연한 일이고 논문에 사진 바뀌는 것쯤이야 흔해빠진 일인 건가... (헛소리가 길어질지 모르니 여기서 끊겠습니다. ^^;)
(게다가 이제는 어느 누구도 피디수첩의 과학적 검증 방법에 비전문가가 뭣도 모르고 나선다는 소리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횡설수설하는 황교수팀보다 훨씬 훌륭했잖아요?)
과학도가 아니라서 모른다니. 어디서 그런 쌩무시칸 소리를. 과학도라면, 논문 준비를 해본 사람이라면, 황교수 본인이 자백한 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다 끝났다는 걸 알 겁니다. 피디수첩이 처음 문제제기를 했을 때 전문가들은 물론 다 기가 차다는 반응들이었겠지요. 그 정도 지명도 있는 발표를 하면서 데이터를 조작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마무지막지하고 파렴치한 범죄행위였으니까요. 저도 어이가 없습니다. 황교수라는 분이 그 어마무지막지파렴치한 범죄행위를 했으니까요.
누가 저런말을 했는지는 몰라도 샐리님의 말씀이 통쾌해서 덧글 남깁니다;
특히 전라도 비유, 절절하게 공감했어요.
과학도가 아니라도 말은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자기 블로그에 얘기하는 것까지
피디수첩이나 싸이언스 검증 받아야 합니까? *젠장*
과학도가 아니니까 모른다고 한다면, 우리 나라 국민들은 국회의원이 아니니 정치에 대해 언급을 말아야겠군요. -_-;;;
...그런데 곰팡이는 좀...심했어요. 황교수 옹호하던 아버지도 저 말 듣고는 '...-_-ㆀ' 이 표정이십니다-_ㅠ;
쇼콜라님// 예, 정말 난감했습니다. 저도 사실 저 윗글 쓰면서 헛소리가 참 길어질뻔 한 걸 다듬느라 무척 애썼습니다. -_-;;
yayar님// 예, 맞아요. 그런 식으로 나가면 황교수 외에 아무도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바로 그렇게 황교수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난리가 난 거고요;) 지난번 두번째 피디수첩의 검증방법은 굉장히 좋더군요.
아울양님// 황교수님이 워낙 언론플레이가 출중하셔서, 적어도 국내에서는 어느덧 논문 가짜 사건은 사라지고 줄기세포가 있느냐 없느냐가 주 논점이 되어버렸더군요. 그래서 시민들은 어리둥절해하고... orz 하지만 그래봐야 해외에서는 이미 황됐는데 말예요.
이번의 거짓말을 보다보면 히틀러의 "거짓말을 치려면 크게 쳐라"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말씀하신대로 너무 어마무지한 거짓말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들 믿고 싶어했으니까요...
KYORO님// 누가 아니랍니까. 저도 정말 황당하더군요;
ㅇㅅ님// 감사합니다. ^^
모나카님// 끄덕끄덕. 선민의식은 아무데나 발휘하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답답하더군요. 내용이 아니라 그 내용을 말한 사람의 권위에 의지해서는 토론이 될 수 없죠. (논리오류 중에 무슨 오류였는데... 이름은 까먹었습니다)
kritiker님// ......황교수 본인은 자기가 얼마나 웃기는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기야 언론도 같이 춤을 춰줘서 논점을 스리슬쩍 바꿔버리는데 성공했으니... 알면서 한 짓일까요?;;;
예, 과학도가 아니라도 누구나 '과학적 방식'에 입각한다면 정당한 문제제기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말씀하신대로 유치원생이 질문을 해도 타당하다면 그 질문은 유효한 거죠. (...하지만 그분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듯 했지만요; 정말 답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