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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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째] 별의 노래

막내가 결국 별이 되었습니다.
어제 낮까지만해도 괜찮던 아이가, 밤이 되자 갑자기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더군요.
안되겠다 싶어서 마침 위문와준 친구들과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이미 탈수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링거조차 맞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급한대로 의사 선생님이 골수에 링거를 두대 꽂아넣고 헤어드라이어로 체온을 데우고 난리를 쳤지만.... 집으로 돌아와서 30분 후, 어젯밤 10시께, 아이는 고요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각해보면 낮에, 생전 똥도 안 싸던 녀석이 갑자기 변비끼가 다분한 똥 한덩어리(마치 햄스터 똥처럼 생긴)를 싸다 만 것이 똥꼬에 걸려있더군요. 저는 드디어 녀석이 똥을 싸나보다 하고 기뻐서 그 똥을 뽑아냈는데.... 오늘 냥이네 카페 갔다가 저와 비슷하게 마지막 똥을 싸고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세상을 떠난 아이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게 좋은 똥이 아니었나봅니다.
옛날에 남부군이었나 어디서 본 얘기로, 빨치산들은 산에서 며칠씩 굶을 때는 똥을 못 싸게 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배가 텅 비었을 경우엔 똥이 뱃속에 차있어야 똥심(힘)으로 버틴다고. 그러다 마지막 똥을 싸면서 죽는다고.... 그게 소설속 얘기가 아니라 정말 그런가봅니다. 변비 해소된다고 기뻐할 게 아니라 그때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제 생각이 너무 짧았습니다.
아니, 생각이 짧은 건 처음부터였지요. 첫날이야 네놈다 잘 안 먹었지만, 둘째날 잘 안 먹을 때 딴 놈들이 잘 먹는다고 해서 '저놈도 좀 기다리면 먹겠지' 하는 게 아니었어요. 마지막으로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이정도면 일주일간 아무 것도 못 먹은 거다"라고 하시더군요.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둘째날 아니 셋째날에라도 링거를 맞췄어야 하는 거였어요. 잘 삼키지도 못하는 초유보다는 그래도 아주 조금이나마 더 삼키는 설탕물을 진작 먹여줬어야 했지요.
근데 그런 얘기들은 잘 없어요. 안 먹는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지 인터넷에도 책에도 나와있지 않아요. 셋째날 병원에 갔었지만 그땐 의사 선생님도 열심히 먹여보라고, 안 먹으면 위험할 거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거든요. 그땐 의사의 눈에도 제 눈에도 그렇게까지 위태해보이진 않았던 게지요. 탈수가 진행되어 경계선을 넘기 전과 후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어서 그땐 속수무책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끝이라는 얘기는 겪은 다음에야 제가 남에게 이제는 해줄 수 있게 되었어요. 기다리지 마시고 설탕물부터 무조건 먹이세요 라고요.
남은 아이들은 이제 둘은 눈을 뜨고 한 아이는 아직 못 떴습니다. 상태가 조금 애매해요. 눈을 못 뜬 녀석의 똥에 흰 알갱이가 섞여나오는데 이게 기생충인지 소화안된 유당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구충제를 먹일 수도 소화제를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저 기다릴 수밖에요. 그래도 잘 먹고 잘 싸고 다른 애들에 비해 조금 가볍지만 그래도 몸무게가 늘었고, 기력은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근데 무서워요. 애들이 자고 있으면 겁이 더럭 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겁이 나요. 그래서 가서 흔들어봅니다. 몸을 움직이는 걸 보고 안심하지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어젯밤에는 정말 겁나더군요.
아이가 굳으니 몸만 잡아서 들어올렸는데도 고개가 아래로 떨구어지지 않고 빳빳히 허공에 떠있더군요. 그걸 보니 느낌이 참 묘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꼬미도 묘했어요. 어제 마지막으로 막내를 꼭 가슴에 품은 꼬미 사진을 올린 다음에 뒷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 다음에 막내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꼬미 품에서 꺼내니까, 꼬미의 눈빛이 묘했어요. 아시다시피 꼬미는 눈에 표정이 있는 아이잖아요? 그런데 뭔가 묘한 눈빛이었어요. 그렇게 봐서 그렇게 보인건지 몰라도 묘하게 슬픈 눈을 하더군요. 그땐 애써 외면했었는데, 어쩌면 꼬미는 짐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세 아깽이가 꼬미랑 같이 자고 있네요.
마음 보내주신 분들 덧글 남겨주신 분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이는 결코 외롭지 않게 떠났을 겁니다.
남은 셋은 모두 잘 먹고 잘 싸고 처음보다 몸무게가 50%나 불어났습니다. (100g→150g, 세째는 140g)
남은 아이들 열심히 보살피겠습니다.
# by | 2005/10/22 21:42 | 고양이 - 업둥아깽스 | 트랙백 | 덧글(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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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이 떠난 막내 몫만큼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거에요.
잘가라 막둥이.
기운 내세요. 꼬미도 샐리님도요.. 막내는 예쁜 별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은 세 마리 아가들이 건강하게 크면 좋겠어요..
저도 꼬미가 막내 껴안은 사진이 오버랩되면서 슬프네요.
천국에서 잘 쉬렴, 천사같은 애기야...
막내도 저 세상에서 샐리님이나 꼬미한테 받은 사랑을 잊지 않을꺼에요
별이 된 그 아이는 좋은 데서 따뜻하게 잘 지내겠지요.
참으로 착잡하지만, 정말 마지막에 그래도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생이 데려왔던, 태어난지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된 새끼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탈수증이 걸리는 바람에 병원에 갖다 맡겼는데, 그 아기에게 커다란 링겔 주사를 꽂고 입원시키는 순간, 동생이 얼마나 울면서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차라리 따듯하게 안고 있어줄 걸...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걸 알려줄 걸 하고 말이죠.
그리고, 거의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동생의 간호로 5일 넘게 버티던 애가, 병원에 들어가고는 결국 12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고 하더군요.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게 그렇게나 커다란 것이라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예쁜 아가가 사랑 속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으니, 다음에는 꼭 좋은 집에서 좋은 엄마 밑에 태어나겠지요. 명복을 빌고, 샐리님과 꼬미가 빨리 기운차리시길 빕니다.
꼬미가 품에 꼭 안고있었으니 마지막 길은 따듯했을 거구요.
눈도 못 뜬 네마리 새끼를 갖다버린 양심불량인간이 거두어야 할 일을 샐리님이 하신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넘칩니다.기운내세요!
그래도 마지막에 샐리님과 꼬미의 보살핌을 받아서 외롭지 않게 갔을거에요.
나머지 아이들은 건강히 잘 크길 빌어요.;ㅅ;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세 아이들은 아프지 말고 잘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 믿어요.
기운내세요, 샐리님.
꼬미는 분명히 뭔가 느끼고 있어서 마지막 갈 때까지 꼭 안아주고 있었을 것 같네요. 다른 아기고양이들을 발치에 제쳐놓고까지.
그렇군요.. 막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군요..
막내를 안고 있는 꼬미 사진에 감동먹고, 덧글도 달아야지.. 하고 왔는데..
보살피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마 막내 아깽도 샐리님께 고마워하면서 떠났을꺼예요.
막내 몫만큼 나머지 아이들 잘 돌봐주세요. 정말 큰일 하시는 겁니다..
아가가 좋은 곳으로 갔길 바랍니다.
샐리님도 꼬미도 애쓰셨는데...
결국 막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군요...
세상에 태어나 뭐 하나라도 제대로 먹은 게 있을지, 아직 어리니 한은 없을까요...
좋은 세상에 갔길 빌겠습니다. 아울러 나머지 아이들은 잘 자라주기를.
남은 아가들은 꼭 잘 컸으면 좋겠네요. 부디 잘 키워주시길..;ㅂ;
꼬마도 샐리님이 아껴주셨단 걸 알겁니다. 좋은 곳으로 가서 남은 애기들 잘 클수있도록 도와줄거예요. 남은 애들은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네요....
아주 짧게 그것도 눈도 못뜨고 살다 떠났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이 옆에 있다가 떠나서 다행입니다. 좋은데로 갔겠지요..?
남은 아이들은 꼭 건강하길 바랍니다~!!!
병원 간호사들도 사람이 가기 전에 마지막 변을 눈다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그리고나서 항문이 열려있는 상태가 되는데, 그러면 상태가 아무리 좋은 환자라도 가족들 불러준답니다. 그 상태가 되면 3일 이내에 뜬다고 하더군요.
변에 희게 섞여 나오는 건 분유가 좀 진하다는 의미라고 들었습니다. 솔이도 그랬어요. 잘 먹고 잘 싸면 크게 문제는 없을테고 조금 엷게 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