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BOX       ML   

[링크] 결국 역지사지의 문제

 
남의 집 부엌이 그렇게들 신경쓰이나? - by misha 님


뭔가 저도 글을 쓰고 싶었지만 머리가 빠가가 됐는지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제대로 된 글이 나오지 못할 것 같아 일단 좋은 글 체크만 해둡니다.

그래도 한가지만 적자면, 저런 여성이랑은 결혼하지 않겠다고 악악거리는 남자들은 내쪽에서도 사양한답니다. 내가 부엌을 줄이고 안 줄이고를 떠나서요. 왜 그런 소리가 나왔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집안일은 여성이 주체다 라고 하는 남자는 나도 싫거든요. 돈은 같이 버는데 왜 아직도 가사는 여자몫인지 모르겠고, 그리고 저런 일이 기삿거리가 된다는 현실이 더더욱 슬픕니다.

한국은 가부장제의 의무는 사라지고 권리만 남은 나라 같아요.


※ 전업주부라고 해도 무조건 딱갈이하라고 하는 심보는 사양입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남편이 출퇴근하듯 전업주부도 출퇴근 시간 엄수해야죠. 요는 고마워할줄 모르고, 혹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보지도 않고 당연히 니가 해라 하는 심보가 문제입니다.
남자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그것이 '자신에게만' '강요'된다면 그게 과연 즐겁겠습니까? 고통분담이 고통전담이 된다면 그건 인간인 이상 누구에게나 고역이 아닐까요.
이미 15년전 공지영의 소설에서 말한 바 있었습니다. 반짝반짝한 화장실 수도꼭지, 색깔별로 개켜진 고운 수건들, 분명 그런 것을 좋아했건만 그것이 견딜 수 없어졌던 까닭은 그것이 자신에게만 강요되었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15년이 지나도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군요.

※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저는 어머니의 희생이 지나치게 신성시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도 인간인걸요. 힘들고 지치고 짜증나고 자식새끼고 남편새끼고 다 집어던지고 훌훌 떠나고 싶을 때가 분명히 있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희생해주신다면 그것이 고마운 것이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여자 가족을 타박하는 무기로 써먹으면 대단히 곤란합니다.

by 샐리 | 2005/10/21 18:39 | 여자로 산다는 것 | 트랙백(2) | 덧글(19)

트랙백 주소 : http://haime.egloos.com/tb/115846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샐리의 오두막 at 2005/10/23 10:50

제목 : 잘하는 사람이 그 일을 해야 하나?
남녀 상관없이 가사는 더 잘 하는 쪽이 당연히 맡아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대다수의 남성들은 그런 쪽에 능력이 제로입니다.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 많은 남성들이 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기에 이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 한번 짚어보고자 합니다. . 계급 상관없이 청소는 더 잘 하는 쪽이 당연히 맡아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대다수 브라만들은 그런 쪽에 능력이 제로입니다. 따라서 청소는 불가촉천민 파리아가 맡아야 합니다. ......more

Tracked from 샐리의 오두막 at 2005/10/26 10:21

제목 : 해봐야 늡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5-10-21 22:46 x 남녀 상관없이 가사는 더 잘 하는 쪽이 당연히 맡아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대다수의 남성들은 그런 쪽에 능력이 제로입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5-10-23 18:10 x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현 상황을 개탄하는 글이었다면 믿어주시겠습니까? 바깥주인들이 안주인들 일을 돕는 경우가 전보다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 미미한 수......more

Commented by 토묘 at 2005/10/21 18:41
어, 저도 그 생각했어요. 돈은 같이 버는데 왜 가사일은 여자가 해야하는 건지.
일해야한다면 가사도 반반씩 해야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하는 것도요.
애 낳는 것도 마찬가지.
가사와 육아도 나눠책임질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ㅂ'
.....생각난김에 애인씨에게도 세뇌를 시켜야겠군요.-_=;
Commented by Necrophile at 2005/10/21 18:50
언니 친구도 결혼을 해서 맞벌이인데... 혼자 다 하더군요;;;
똑같이 출근하는데 새벽같이 일어나 정식으로 다 차려야 해고 (시어머니 몫까지 =_=;;)
집에오면 청소하고 저녁차리고........;;;
샐리님의 마지막 말에 절실히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샐리 at 2005/10/21 19:01
아, Necrophile님의 덧글이 달린 다음에 한 단락을 더 추가했습니다 ^^;

정말 심보 나쁜 남자들 너무 많은 것 같군요 =_=;; 그 언니 친구분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Commented by KYORO at 2005/10/21 19:21
저 기사 처음 봤을 때 마침 그날 저런 종류의 기사 3연타째였는지라 (XX대 교수들의 성희롱 발언집, 애 왜 안낳느냐, 부엌 얘기) 앞으로 정말 뉴스 보지 말아야겠다, 뉴스 봐봤자 스트레스만 받는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죠.. 결혼을 하는 것이 무슨 가정부 하나 데려오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남자들은 정말 손쓸 방도가 없는 구제불능이라 생각합니다. 결혼에 대한 불신감을 키우는 것이 다름 아닌 자기들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 못하는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칸타렐라 at 2005/10/21 19:33
끄응....정말..이해할수 없습니다....결혼이라는것은 같이 살아가는것 아닙니까!! 같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한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아직까지는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군요...쩝;;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5/10/21 19:39
저런 남자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살다보면 언젠가는 저렇게 돼 버릴까봐 아예 결혼을 포기해 버렸다지요. -_-;
자기 인생이 있는 남의 집 딸을 데려다가 식순이 만들 심뽀라면 그런 결혼 왜 할까요.
Commented by eugene at 2005/10/21 20:58
생뚱맞지만, 제 손은 사람이 먹을만한 음식을 만드는 손이 아니라서(툭하면 태우고 소금 안넣기는 기본인데 가끔 소태도 만들지요...-_-a) 결혼한다면 저도 남자쪽도 좀 난감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락원 at 2005/10/21 21:24
백년후에도 한국은 여전히.
Commented by 다카드 at 2005/10/21 22:19
마지막 말씀, 어머니의 희생을 신성시하는 척하면서 강요하고 있는 것 같죠?
어릴 때 TV에서 실명한 아들을 위해 각막을 (산 채로) 기증하는 어머니 이야기가 아름답게 묘사된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항상 그게 기억납니다. 어린 나이에도 좀 짜증이 났었지요.
Commented by Devilot at 2005/10/21 22:32
그 무슨 광고더라..이유식 광고였나? 여튼 애 목소리로 '엄만 졸립~지도 않은~가봐~ 부엌엔~ 벌써 요리 냄새~'어쩌고 하는 노래가 나오는 광고가 있었는데요, 전 그 노래 들을 때마다 짜증이 치밀어오르더군요. 엄마라고 왜 안 졸립겠니-_- 그렇게 안 차려주면 남편이나 자식새끼나 쫄쫄 굶을 테니 그러고 있는 거지!
Commented by rumic71 at 2005/10/21 22:46
남녀 상관없이 가사는 더 잘 하는 쪽이 당연히 맡아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대다수의 남성들은 그런 쪽에 능력이 제로입니다.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5/10/21 22:52
rumic71 님> 까딱 잘못하면 '그러니까 남자들은 당연히 안 하는 거지' 라고 들리겠네요. ^_^;
하려고 하면 못 할 게 뭐 있겠습니까. 처음부터 할 생각을 안 하는 남자들이 문제죠.
Commented by yayar at 2005/10/22 04:10
rumic71/그런 방식의 대응은 남성들의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음모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사일에 재주가 없는것 처럼 보여서 가사 노동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윗분 말씀대로 할 생각을 안하고 있다는 것을 감추려는 의도죠. 그리고 그 논리는 바꿔 말하면 남성들이 사회적 활동을 더 많이 하는게 남성이 좀 더 사회적 활동에 적합하다는 식의 주장이 되고요.
Commented by 니케 at 2005/10/22 04:38
전 애초에 중앙일보에 그 poll이 올라왔던 순간부터 '이거 뭐야?' 라고 생각했죠. 의도가 빤히 보이는 웃기는 짓이라서요. 포스팅 할 가치도 없을 것 같아 쌩깠죠. 그리고 yayar님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Commented by 요우리 at 2005/10/22 06:16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Commented at 2005/10/22 06:2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모나카 at 2005/10/22 13:44
저도 yayar님 의견에 동조합니다. 사실 유명한 요리사들은 대개 남자들이지 않습니까?
가사일의 소질은 개인마다 차가 있는 법이고, 또 맞는 사람도 달리 있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저 기사는 정말 낚시글이로군요.
요즘 기자들 소양이 의심갈 때가 많은데, (그래서 기사를 별로 안 보지만)
이래서 더더욱 뉴스와 멀리 떨어지고 싶네요... 에휴.
Commented by serpina at 2005/10/23 16:49
전 그래서그런지 요즘 '그냥 혼자사는것도 괜찮을 거 같아'하고 생각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니 나이 스물하나밖에 안된 애가 벌써=_=;;]
Commented by 뚜비두 at 2005/10/25 02:02
저도 샐리님과 같은 이유로 '모성신화'가 정말 섬찟해요.
그런데 말이죠, 가부장제의 권리는 남성만이 누리고 여성은 가부장제의 의무만 짊어지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여자가 가부장제의 의무에 짓눌리는 만큼 남자들도 그것을 버거워하며 감내하고 있다는 걸 가까이는 제 주위의 남자형제들이나 남자친구들에게서, 멀리는 사회면의 기러기 아버지 같은 기사를 보면서 느끼죠. 그것을 지킴으로써 잃는 것들을 보상받고 싶어서 더욱 그것을 고수함으로써 얻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기도 해요. 생각을 바꿔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놓았을 때 얻을 것들을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게 아직 쉽지 않은 모양이지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