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괴이한 옥션 이야기

어떤 출품자가 내가 찾던 한 작가의 재록집 전부(총 4종)를 따로따로 내놨다. 그래서 일단 Q&A에다가 그 4가지 각각에 "해외발송 되느냐?" 라고 물었다. 그러자 "EMS 발송을 OK한다면 허락하겠다" 라는 답변이 날아왔다.

"............................................"

매우 말줄임표를 찍다가, 오래된 만화라 이렇게 한꺼번에 4종이 다 나오는 경우는 드물길래 일단 "그럼 무게가 얼마냐"고 추가 질문을 했고, 그 사람은 "무게 #@다. 잘 부탁한다" 라는 답을 달았다.

(...무게를 받아본즉 EMS로는 선편인쇄물(미등기) 발송보다는 2천엔, 선편소포(등기)보다 1250엔이나 비싸다..........orz)


계산기 열심히 때려본즉, 그래도 나중에 개별로 구하는 것은 더 귀찮은 일이라서 그냥 최저가격으로 입찰하고 신경 끊었다. 인연이 있으면 되겠지. 아니면 할 수 없고. 그 사람이 내놓은 가격 자체는 쌌지만 EMS 송료가 붙으면 그렇게 싸지도 않아지는 까닭에, 지금 가격보다 더 높아지면 정말로 메리트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옥션이 끝나고 나서 결과를 들여다보니, 다행히 4종 모두 낙찰받았다. (다행이었다. 하나라도 빠지면 그것도 정말 난감한 일이었으므로 --;;)

...근데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거 뭔가 이상하다.

내가 입찰하고 30분 후 - 경매 끝나기 20분전에 다른 사람(B라고 하자)이 나보다 높은 가격으로 입찰을 했다. 4가지 모두에. 그러면 B가 낙찰받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B가 입찰하고 10분 후에, 4가지 책에서 모두 'B의 입찰이 취소되었다'라는 꼬릿말이 붙어있었다.

원칙적으로 야후 옥션은 입찰자가 자신의 입찰을 취소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입찰자가 취소를 원할 경우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출품자에게 Q&A로 물어봐서, 출품자가 취소해주는 길뿐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Q&A에 B가 자신의 입찰을 취소해달라고 하는 요청글은 없었다. (게다가 옥션 끝나기 10분 전에 입찰해놓고 돌아서서 '취소해주세요~'라고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그럼 그 B가 경매 기록이 불량해서 출품자가 임의로 취소한 건가 하고 B의 기록을 살펴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B는 110건의 옥션을 했고 모두 '좋음'의 평가를 얻은 베테랑 옥션 이용자였다.


..........이 모든 경우를 종합한 뒤, 내가 내놓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설은 이랬다.

"이 열성적인 해외 구매 희망자에게 책을 넘겨주도록 하자꾸나" 라고 생각한 판매자가,
딴 사람이 입찰하자 지워버린 것이다.

정말로, 다른 가설은 생각할 수 없었다.

...근데, 보통 그러냐? 물론 출품자가 옥션 진행중에 입찰자를 취소하는 건 출품자 마음이긴 하지만, 저쪽이 돈도 더 써냈다구? (권당 100엔씩이긴 하지만....) 게다가 당연하지만 출품자 입장에서는 해외 거래가 훨씬 귀찮다. 그런데도 돈 더 써낸 입찰자를 배제하고 나한테 책을 넘긴다?

.............................내가 도끼병 걸려서 너무 아전인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심히 두렵다 (오싹)


으으음, 근데 정말, 왜일까?
무슨 이유일까?

....대놓고 물어봐?

궁금하다......

by 샐리 | 2005/07/23 23:48 | BL 및 동인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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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리내 at 2005/07/23 23:57
적당히~ 적당히~♡
낙찰 된 것으로 만사 OK입니다-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風虎雲龍 at 2005/07/24 00:35
지르고 나서 후회는 늦습니다. :D
Commented by tanato at 2005/07/24 00:52
받고 난 뒤 물어봐도 늦지 않으실듯요
... 그래도 난감한상황이군요;;
Commented by 헤르시즈 at 2005/07/24 10:57
출품자의 다른 아이디가 B였던 것이죠! 만약 샐리님이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면 경쟁에 응했을 것이고, 아니래도 출품자 원 아이디로 입찰 취소를 할 수 있으니 문제 없는 (...) - 아니, 그러기엔 B의 거래 내역이 너무 성실한데요. 100엔만 올려 입찰한 것도 그렇고. 역시 "이 열성적인 해외 구매 희망자에게 책을 넘겨주도록 하자꾸나" 일까요?
Commented by Cain at 2005/07/24 18:00
'딴 사람이 입찰하지 지워버린 것이다'에 한표;;; 그나저나 정말 궁금하네요. 책받으면 한번 물어보세요. ^^
Commented by METALICRED at 2005/07/25 18:03
근데 반대로 생각해서, 열성적인 외국인이 그런 메일을 판매자인 자신에게 보낸다면. 저라도 그럴 거 같아요. (후훗)
Commented by 샐리 at 2005/07/25 21:51
미리내 / 예, 감사합니다 ^^

風虎雲龍 / 지른것 자체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그냥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서요.

tanato / ...그냥 안 물어보려고 해요. 모르는 게 나을듯; 만에 하나 자작극일 경우도 있으니까요....

헤르시즈 / 끄덕끄덕. 자작극 가능성도 없진 않을 것 같아요. 친구B를 동원했을 수도 있으니(...)

Cain / 일단은 좋게 생각하는 게 좋겠죠. (그래도 역시 자작극 생각을 완전히 떨치진 못하겠더군요....)

METALICRED / 그럴까요? 음... 그랬으면 정말 좋겠네요. :D
Commented by 62* at 2005/07/26 11:38
음음; 좋게 생각하면 아아-이사람은 이렇게도 회지를 원하는 구나 할 수 있지만..ㅡㅜ
만인 자동입찰인 경우에는 한사람이라도 경쟁붙으면 설정가까지 올라가니 자작극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업네요(하핫.ㅡㅡ; 이번 하가렌쪽에서 제가 많이 당했죠; 물증이 없으니 뭐라할순없지만;;)
오랫만입니다>ㅁ<
좋아하시는 동인지 적정가에 구입하신거 축하드려요!
저네 전에 ems로 하니까 운송료만 2만4천원이 나왔더라구요[..저거 포함해도 대행샵보다 훨씬싸게 나왔지만요.ㅡㅜ]
Commented by 샐리 at 2005/07/26 23:31
62* / 대행샵이라면 밀*웨이나 원*북스 같은 곳 말씀이신가요? 뭐, 그래도 1만원 미만의 동인지는 그런데서 사는 게 더 낫더군요. 옥션에서 구해봐야 수수료다 뭐다 해서 그값 나오니까;; 두꺼운 동인지 살 때는 확실히 옥션이 낫죠.

// 예, 실은 자작극의 가능성도 크다고 봅니다 --; 뭐, 일단 잘 샀으니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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