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새?

전 8권 양장본 13500원 = 총 108000원.
인터넷 10% 할인하면 97200원.
초판 1000부 박스셋 구매자에게 폴랩 달력 줌.


올것이 왔군.

...내 경우는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올것이지만.

그러니까, 이런 거다.

아마 이 책이 인터넷에서 게재되지 않고 만화책처럼 한두달에 한권씩 책으로만 나왔다면 나는 이 책을 그때그때 사서 읽었을 거다. 그런 가치가 분명 있는 이야기였으니까.

그렇다면 그 의리를 지켜서 책을 사줘야 하는 걸까...라는 고민을 조금 했었더랬다.
그 고민의 유예기간이 끝나고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기에, "올것이 왔다"고 하는 거다.

하지만 두번인가 읽고 처박힌 <눈물을 마시는 새>의 기억이 난감하다.
얼마전 결말을 읽고 하늘을 우러러 허탈했던 <사나운 새벽>의 기억도 새롭고.

거참, 인간 마음은 이리 변하는구나.

폴라리스 랩소디는 '연재로 미리 봤기에' 두말않고 양장본을 구입했다.
(...지금도 수수께끼인데, 그 벌떼같은 기세로 잘난체하던 좀비군단이 고작 500부를 소화 못시켜냈다는 건 세기의 미스터리다. 게시판의 분위기로는 마치 나오자마자 한달 안에 다 팔려나갈 기세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거 소화시키느라 한참 걸렸지 아마...?;)

눈물을 마시는 새는 '연재를 미리 봤기에' 좀 망설였지만 '관성으로' 구입했다.
내용을 다 알아서 망설였다는 게 아니다. 폴랩보다 만족도가 낮았다.

이제 피를 마시는 새는 '연재를 미리 봤기에' 안 사게 되어버렸다. 관성의 기간은 눈마새로 끝난 거다.
내용을 다 알아서만은 아니다. 눈마새는 그래도 뒤로갈수록 만족도가 높아졌는데 피마새는 어째 뒤로갈수록 만족도가 떨어졌다; 이 블로그의 옛날 기록을 뒤져보면 피마새 전반부에 별별 열광을 다 떤 흔적을 볼 수 있다 -_-; (팬픽까지 썼으니;) 처음엔 진짜 좋아했었는데 말이지. 시작만 절반인게 아니라 끝도 절반인 거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남은 건 의리의 기간인데.......

...아무래도 그 의리, 안 지킬 공산이 크다.


마케팅 포인트라면 아무래도 '특전 폴랩 달력'일텐데, 게시판 보니까 그것도 다시 찍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군. 그럼 의미 없잖아?;; 박스셋이라니, 천하에 처치곤란이 바로 책박스인걸. 버리려니 아쉽고 안 버리려니 걸리적거리고.

게다가 달력... 우리 집에서 썩고 있는 슬램덩크 달력과 건담윙 달력이 몇개더라. 음하하하. 그 폴랩 달력 북북 뜯어가며 사용할 팬이 몇명이나 될까? 차라리 일러스트북을 다오. 그게 더 쓸모있다.

...사실 문제는 그런 게 아니라, 역시 책 자체의 가치겠지. 두번 읽을 것이냐 아니냐.
혹은 한번밖에 안 읽을지라도 지금 이순간 이 내용의 뒤가 미치도록 궁금할 것이냐.

피를 마시는 새는 후자를 충족시켰다. 전자는 아니다.
결말까지 다 알아버린 이상, 그래서 이 책을 두번읽을 것이냐에 대해 나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한두권짜리라면 부담없이 책꽂이에 꽂아놓겠지만... 이거 폭이 26cm짜리 전질이라며;; 그건 좀;


..............벅벅벅; 작가 님 차라리 다음에는 웹에 연재하지 말고 그냥 내주실래요? 그럼 두말않고 살테니까요......쿨럭.

by 샐리 | 2005/07/05 01:36 | 책, 영화, 드라마 등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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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ano at 2005/07/05 01:49
예전 폴랩 500부 양장본때에는 외국에 나가있어서 벽만 북북 긁어댔었는데 말이지요 -_-;; 눈마새는 양장으로 고이 모셔놨는데 단편집은 책이 다 떨어져서 속상해 죽겠군요 T_T 이번엔 사철로 한다는데도 안심이 안되지만, 그래도 양장이 좋아서.. 8권짜리라니 싸인본 박스세트를 노려보든가 아님 좀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샐리 at 2005/07/05 01:59
nano / 단편집... 나름대로 안 좋은 추억으로 치를 떨고 있죠; 그거 e-book, 옛날 단편선, 요새 나온 양장 단편선 이렇게 3번 구입했습니다 -_-; 그럼 적어도 맨 나중에 나온 책에 모든 내용을 다 담기라도 하던가; 책장도 좁아 죽겠는데 각각의 책에만 실린 몇몇 단편 때문에 70%가 겹치는 책을 둘다 끌어안고 있어야 하니 죽겠습니다. e-book에는 이영도 씨 인터뷰가 실렸는데 하드가 날아가서 소실된 뒤 다시 다운받으러 가니 이북 회사가 망했더군요;; (먼눈) 다신 e-book 안 산다! 고 외치게 된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합니다.

네이버에 황금가지가 운영하는 피마새 출판 진행 카페가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그쪽에서 보시면 됩니다.
Commented by AMAGIN at 2005/07/05 09:11
전 책을 사기위해 일부러 웹에서 읽지 않은 쪽입니다. 헌데 이번 300질 안에 구매나 할 수 있을지(...카드 없는데;) 저 역시 눈마새를 엄청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직도 베스트는 폴랩이라 조금 불안하긴 합니다.
Commented by crazy4u at 2005/07/05 09:30
..우우.. 가격대가 참; 저 개인적으로는 눈마새를 굉장히 재미있게 봐서 그 후속편이라는 피마새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두말않고 살 생각이긴 합니다만.. 동인취미를 한달정도 접어야할 정도의 금액이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오는군요.
Commented by 늑돌이 at 2005/07/05 10:01
제가 알기로 폴랩 양장본은 현재 나름대로 고가(마지막으로 확인한게 20만원 이상이던가... 그렇습니다)에 거래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국내작가의 소설 중에 그 정도로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 책은 없으니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하드커버군요. 이해는 어느 정도 갑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소프트커버를 좋아하는지라... -_-;;

초판 1000부 안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고... 눈마새 4권(3권까지 샀음) 사고 한권씩 사모아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샐리 at 2005/07/05 13:01
AMAGIN / 싸인받으시게요? 싸인을 포기하면 1천부까지도 넉넉해집니다만... 300부 차는 거 사실 그리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격 압박이 눈마새의 두배인데다가 예전 폴랩의 예를 생각하면.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

crazy4u / 눈마새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피마새도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늑돌이 / 예, 30만원 이상도 있었고 가장 최근에 옥션에서 낙찰된 게 16만원이었죠. 그 양장본에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저도 샀는걸요) 당시 게시판의 열광적 분위기와 실제 판매부수와는 별개라는 걸 알고 피식피식 웃었던 기억이 있어서요. 게시판에서만 떠들지 말고 실제로 책을 사! 랄까요. 그렇게 매우 서둘러 입금한 것도 아닌데 책 받고 보니 일렬번호가 상당히 앞이더군요. 놀라서 추이를 지켜보니 실제로 다 팔릴 때까지 몇달 걸렸죠. 편집부에서도 꽤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대여점용 소프트커버도 나오긴 할걸요? 총액이 하드커버보다 더 비싸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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